성공시 트럼프 러닝메이트 유지 및 2024년 대선까지 내다볼 기회
실패시 러닝메이트도 불투명…트럼프에 부족한 스킨십으로 보완 행보
코로나19 국면서 존재감 키우는 펜스…대응 총책임자로 최전선
심상치 않게 전개되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눈에 띄게 존재감을 키우는 인물이 하나 있다.

바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할 경우 2024년 대선까지 내다볼 발판이 마련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펜스 부통령에겐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한 시점이다.

2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면서 어느 때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에 이어 사망자까지 나오며 미국 내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하는 와중에 부처 간 대응을 총지휘하는 역할로 펜스 부통령이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최근 몇 주간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경합 주를 비롯한 주요 지역을 부지런히 돌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온갖 행사에 참석하고 유세를 벌여온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펜스 부통령이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책임자 역할을 맡기면서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가을 펜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자리를 유지할지를 두고 워싱턴 정가에 갑론을박이 오갔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러닝메이트 삼아 여성과 중도층을 공략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 탓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부인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펜스 부통령에 대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표명했지만 펜스 부통령의 존재감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국면서 존재감 키우는 펜스…대응 총책임자로 최전선
그랬던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 차르(Czar)'의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성공적으로 해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서 더욱 확실히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뿐더러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부통령을 4년 더 하는 것은 물론 2024년 대선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미 전역을 강타하는 문제로 번지고 정부 대응이 낮은 점수를 받게 되면 펜스 부통령 역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부통령직 유지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펜스 부통령은 취임 이후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춰 신중하면서도 보완이 되는 행보를 보여왔다.

대규모 군중 앞에서 연설하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펜스 부통령은 '스킨십'에 무게를 두며 지지층의 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 묶어두는 데 노력해왔다.

일례로 펜스 부통령은 최근 있었던 미시간주 행사에서 연설 30분 전 후원자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더힐은 전했다.

쇼맨십이 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족한 부분을 펜스 부통령이 채우는 셈이다.

민주당 쪽에서는 펜스 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을 미덥지 못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인디애나 주지사이던 2015년 해당 지역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확산할 때 두 달 뒤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아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