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저성장과 저물가, 원화 약세 등이 겹친 결과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047달러(약 3735만6000원)로 전년(3만3434달러)에 비해 4.1% 줄었다.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2015년(-1.9%) 후 처음이다. 감소율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4%) 후 최대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1인당 국민소득이 급감한 것은 이를 구성하는 실질 성장률, 물가(GDP디플레이터), 원화 가치 등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전년 대비 크게 낮아진 탓이다. 지난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5.9% 떨어졌다.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은 그만큼 줄어든다.

여기에 실질 성장률도 2.0%에 그쳤다. 2009년(0.8%) 후 최저치다. 물가는 마이너스로 돌아서 -0.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실질성장률에 물가를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1.1%로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0.9%) 후 최저를 나타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