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부양책 공조 기대에 글로벌 주가 급반등
이틀째 오르는 코스피…"바닥 찍었다" vs "아직 신중해야"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의지 표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기 타격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서 3일 한국을 비롯한 각국 주가가 급반등했다.

증권가에선 "단기 조정 장세가 바닥을 지났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감염자 수 증가 둔화를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감한 대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이번 조정장의 바닥을 일단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하면서 전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한 '조정' 영역에서 벗어났고,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도 각각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불안 우려를 글로벌 증시가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증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역시 과열권에서 벗어나 최근 수년 내 평균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상보다 강한 글로벌 정책 공조 국면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적극적인 코스피 투자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박소연·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슈로 여전히 어지럽지만, 이제부터는 지나친 비관론보다 향후 가시화될 정부의 부양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4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2포인트(1.36%) 오른 2,029.83 나타냈다.

앞서 지난달 28일 3.30% 급락해 1,987.01까지 추락했던 지수는 전날 0.78% 올라 2,000선을 회복한 뒤 이틀째 반등하고 있다.

장중 한때는 2.5% 가까이 뛰어올라 2,05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1% 넘게 상승했으며 간밤 뉴욕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5.09%)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4.60%), 나스닥 지수(4.49%)가 일제히 폭등하며 앞선 급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이어지는 외국인 매도세는 여전한 불안 요인이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14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 역시 2천35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동반 '팔자'에 나섰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진자 수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에서는 2일(현지시간) 확진자 수가 2천36명, 사망자가 52명으로 늘었다.

그 외 독일에서 150명, 프랑스에서 19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유럽 지역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는 아직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치료 방법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식시장의 반등 추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감염자 수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