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경제 수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동시 대응하겠다며 긴급 회의를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G7 간 ‘단합 전선’만 강조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연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G7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해 G7은 모든 적절한 정책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G7은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돕는 한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동안 경제 지원을 위해 적합한 재정정책을 쓸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재정정책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G7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의 탄력성을 유지하고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주도했다. 앞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 회의 이후 각국이 경기부양 조치를 발표하거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 등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성명 발표 직후 미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선물은 약 230포인트 하락했다. CNBC는 “어떤 형태로든 조정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이 이번 성명 내용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G7이 공동 대응을 위해 긴급 회의를 연 것은 코로나19가 G7 국가에서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3일(한국시간) 오후 10시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103명, 사망자는 6명이다. 이탈리아는 확진자 2036명, 사망자 52명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 3위다. 일본은 확진자 989명, 사망자 12명(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포함)이 나왔고 프랑스는 확진자가 191명,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독일(이하 확진자 수 188명)과 영국(40명), 캐나다(27명) 등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감염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중앙은행들은 훨씬 공격적인데 파월과 미 Fed의 행동은 언제나 늦다”는 글을 올려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므누신 장관 등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도 오는 17~18일 열리는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을 요청했다.

금리 인하가 유력시되면서 시장은 Fed의 인하 폭에 관심을 쏟고 있다. 2008년 주요국이 공동으로 금리를 낮출 때 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각 연 2%와 연 4.25%였던 기준금리를 연 1.5%와 연 3.75%로 0.5%포인트씩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이번에도 Fed가 0.5%포인트 인하해 연 1~1.25%로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효/선한결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