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서양의 눈'을 비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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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유럽의 전통 여성 복장을 한 인물이 한 손에는 장미를, 다른 한 손에는 해골을 들고 서 있다. 고풍스러운 중세 건물 안에 서 있는 이 사람은 과거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사냥’ 시대에 희생된 여성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부자연스럽다. 사진의 모델이 서양 여성이 아니라, 한국 남성이라서 그렇다.
사진가 배찬효가 스스로 옛 유럽의 여성으로 분장해 촬영한 ‘마녀사냥’이란 작품으로, ‘서양의 눈’ 연작 가운데 하나다. 한국인 남성이 ‘마녀’로 몰렸던 여성으로 분장해, 서구 세계의 부조리한 면을 꼬집고 있다. 그 배경엔 배씨가 유럽에 유학 가 살아오며 미묘한 차별과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이 깔려 있다. 서양 문화가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듯 보이지만, 내면에는 부조리가 숨어 있다.
작가는 스스로 서양 역사에서 소외된 인물들로 변신해 카메라에 담았고,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시각예술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한 그의 작품은 서양 비평가들로부터도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한미사진미술관 5월 13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사진가 배찬효가 스스로 옛 유럽의 여성으로 분장해 촬영한 ‘마녀사냥’이란 작품으로, ‘서양의 눈’ 연작 가운데 하나다. 한국인 남성이 ‘마녀’로 몰렸던 여성으로 분장해, 서구 세계의 부조리한 면을 꼬집고 있다. 그 배경엔 배씨가 유럽에 유학 가 살아오며 미묘한 차별과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이 깔려 있다. 서양 문화가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듯 보이지만, 내면에는 부조리가 숨어 있다.
작가는 스스로 서양 역사에서 소외된 인물들로 변신해 카메라에 담았고,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시각예술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한 그의 작품은 서양 비평가들로부터도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한미사진미술관 5월 13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