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연준은 임시 FOMC를 열어 50bp 기준금리 인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예상보다 빨리, 선제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17~18일 FOMC 회의 이후로 예상했는데, 사태가 사태인만큼 전격적으로 조치를 취한 겁니다. 이 같은 긴급조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11년 5개월만에 연준이 정례 FOMC에서가 아닌 회의에서 정책 조정에 나선 건데요. 긴급 조치를 시행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9.11 테러, 2001년 IT버블 붕괴 사태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경우 가운데 금리 인하를 계기로 주가가 지속적 상승세로 전환됐던 것은 1994년 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스템 내 리스크 확대가 가장 큰 이유겠죠? 연준이 성명서에서 언급했듯이 미국경제 펀더멘탈은 2월까지 양호하다고 했지만, 향후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OECD가 어제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에 미치게 될 악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Domino 시나리오, 즉 전세계로 확산 정도가 크게 나타날 경우, 미국의 타격이 더 커질 수도 있는데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해, 심하면 4분기까지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올해 미국경제가 더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론 FOMC 위원들의 정치구도가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변한 점도 주요 배경이 되었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연준의 긴급 대응에도 밤사이 뉴욕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반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인하 직후 급반등했으나 이내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를 하회하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통화정책이 아무리 대응을 해도 바이러스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의견들이 많이 제기됐는데요. 우리 시장은 오늘 상승하고 있지만, 미 증시 불안감은 지속될 거라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1)금리 인하가 오히려 경기침체 공포심 자극했다는 점 2)양적완화에 대한 실망감 3) 공급망 충격 상쇄의 한계 4) 경기부양 차원의 재정정책은 아직 미약 5)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에 대한 우려 등을 꼽았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금리 인하보다 더욱 간절히 원했던 것은 양적완화 재개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였지만, 미 연준은 이에 대해 뚜렷한 답을 주지 않으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주었다는 점이 특징적이고요. 미 연준은 물론 주요 중앙은행이 서둘러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고했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한편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에 대한 우려도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한 금리인하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해야한다고 전합니다. 바로 부채의 ‘총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전한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건전하지 않은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리스크로 작용하기 되는데요. 최근 OECD는 부채의 총량 증가와 함께 부채의 질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금리인하 시기에 하이일드 비중이 커졌다는 점을 확인해보면, 이 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한편,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준금리의 선제적 인하는 연준의 경기부양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건데요. G7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경기부양을 위한 최선의 대응을 하기로 했고, 연준은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실제로 빠르게 완화적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해석을 내릴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금리인하는 재정정책 여력을 높이는 효과로 작용한다는데요. 미국과 같이 재정적자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입장에서 기준금리 50bp인하 는 비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행도 오늘 오전 미국의 금리인하와 관련된 대책회의가 열렸는데요. 우리나라도 빠르면 3월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늦어도 4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긴급 금리인하 조치와 관련해 증권사 의견 살펴봤습니다.

[한국경제TV=손현정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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