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수출기업 부담…내주 대화 앞두고 꼬인 한일 무역관계
일본 수출규제에 이어 입국 문턱 높여…한일 무역길 더 좁아지나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9개월가량 이어가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국 장벽마저 높이면서 양국 무역 길이 더 좁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국가와 지역이 98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지난해 기준 한국의 5위 수출국인 일본마저 입국제한을 강화해 수출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부터 한국에서 나리타(成田), 간사이(關西) 공항으로 온 입국자는 2주간 지정한 장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요청한다고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수출입 자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물적 자원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양국 무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종샘플 시연, 인허가 취득 등 현지에서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있는 만큼 수출기업이 받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이나 설명회처럼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움직임 역시 사실상 발이 묶이게 됐다.
일본 수출규제에 이어 입국 문턱 높여…한일 무역길 더 좁아지나
현지 주재원이 있거나 화상회의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기업의 경우 그나마 영향을 줄일 수 있지만, 이런 인프라가 없는 중소기업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는 입국금지 혹은 제한 국가를 중심으로 코트라(KOTRA)를 통한 화상상담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코트라의 현지 무역관에서 전문인력이 기업이 필요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긴급 지사화 서비스를 시행한다.

하지만 현행 거래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거래를 만들고 유망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는 데는 아무래도 제약이 생기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규제하며 양국 간 교역의 문턱을 높인 바 있다.

이후 숱한 노력 끝에 양국 간 대화의 물꼬가 조끔씩 트이는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제재를 하나 더 추가해 자칫 다시금 실타래가 꼬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한일 통상당국은 10일 제8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東京)에서 7차 정책대화를 연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다.

당시 만남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이번 대화에서는 보다 진전된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코로나19로 인해 10일 만남이 연기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변동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이어 입국 문턱 높여…한일 무역길 더 좁아지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