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면마스크 직접 만들어보니…위생? 효과? 뭔가 '찝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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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면마스크 만들기 행사 참여 후기
▽ 면마스크 손수 제작, 간단히 5단계
▽ 초보자가 혼자 만들긴 쉽지 않아
▽ 애써 만든 면마스크, 위생·효과 뭔가 '찝찝'
▽ 면마스크 손수 제작, 간단히 5단계
▽ 초보자가 혼자 만들긴 쉽지 않아
▽ 애써 만든 면마스크, 위생·효과 뭔가 '찝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자 면마스크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에 '면마스크 만들기'를 검색하면 다양한 영상이 나오는데, 분량은 주로 10분 내외다. 영상만 보면 '뚝딱'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기자도 일회용 마스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던 찰나, 지난 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필터를 교환해 재사용할 수 있는 면마스크를 제작한다고 해 직접 참여해봤다.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준비물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자가 만든 방법에 따르면, 마스크 겉면 용 천, 안감용 천, 필터, 흰색 실, 3cm 길이의 바늘, 재단 가위, 탄력 있는 끈, 재봉틀 등이 필요하다. 재봉틀이 없다면 손바느질로 대신하면 된다.
▽ 면마스크 손수 제작, 5단계로 요약하면
1) 겉면용 및 안감용 천을 코와 입을 덮을 크기로 재단한다.
2) 탄력이 있는 끈을 귀에 걸릴 정도의 길이에 맞춰 자른다.
3) 끈과 마스크 면을 바느질해 잇는다.
4) 필터 주머니 면을 안감에 덧대 박음질한다.
5) 필터 주머니에 필터를 넣어 마스크를 착용한다. 강동구에서는 2000매를 만들기 위해 재봉틀로 빠르게 작업했지만 개인이 만들 경우 손바느질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손바느질의 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간은 30분 내외로 끝낼 수 있다. 바느질이 서툰 사람이라면 바늘에 손가락이 몇 번 찔리는 것은 각오하고 시작해야 한다.
마스크 제작 봉사자들을 따라 어떻게든 완성하기는 했지만 재료를 따로 구입해 초보자가 혼자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천이나 끈을 소량으로 판매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면마스크의 인기 때문인지 온라인상에서는 마스크 제작을 위한 DIY 키트가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도 5000~1만원 선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
손수 마스크를 만들고 보니 가장 큰 고민거리가 남았다. 바로 '위생'과 '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마스크를 만드는 내내 기자의 머릿속에 맴돈 생각을 구구절절 나열하자면 이랬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마스크업체의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체 측은 다음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업체는 "우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하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작업장에 본사 직원의 투입을 늘려 개개인의 일탈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성품에서는 일회용 KF94·KF80 마스크에 비해 아쉬운 점들이 눈에 보였다. 우선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코 부분에 지지대가 없어 마스크가 얼굴에 밀착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한 블로거의 제작법에는 여성용 속옷의 캡을 마스크에 부착하면 입체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후기도 있었다. 마스크가 입체감 없이 판판한 탓에 호흡할 때는 입과 코로 마스크가 붙어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다. 다소 허술한 듯한 '핸드메이드' 면마스크, 과연 효과가 있긴 한 걸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선 기침·재채기 등으로 인한 타인의 침방울이 직접 닿지 않도록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전기 필터는 찢어질 수 있어 장착 시 주의해야 하며 최대한 면마스크 크기에 맞는 정전기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공식 입장이 이러함에도 불안한 이유는 식약처가 입장을 번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식약처는 면마스크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마스크 구매에 애를 먹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스크 공급이 어려우니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저리 말하는 것 아닌가' 싶을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다. 실제로 식약처는 면마스크 사용에 대해서도 "마스크 부족 상황에서 '한시적인 사용지침'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가정 수업시간에 '너 참 손재주 없다'라는 얘기를 들은 '똥 손' 기자도 면마스크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니 일반 소비자들은 더 잘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문제는 이 면마스크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식약처의 '한시적인 지침'이라는 말을 두고 소비자들은 '원칙적으로는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기자도 일회용 마스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던 찰나, 지난 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필터를 교환해 재사용할 수 있는 면마스크를 제작한다고 해 직접 참여해봤다.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준비물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자가 만든 방법에 따르면, 마스크 겉면 용 천, 안감용 천, 필터, 흰색 실, 3cm 길이의 바늘, 재단 가위, 탄력 있는 끈, 재봉틀 등이 필요하다. 재봉틀이 없다면 손바느질로 대신하면 된다.
▽ 면마스크 손수 제작, 5단계로 요약하면
1) 겉면용 및 안감용 천을 코와 입을 덮을 크기로 재단한다.
2) 탄력이 있는 끈을 귀에 걸릴 정도의 길이에 맞춰 자른다.
3) 끈과 마스크 면을 바느질해 잇는다.
4) 필터 주머니 면을 안감에 덧대 박음질한다.
5) 필터 주머니에 필터를 넣어 마스크를 착용한다. 강동구에서는 2000매를 만들기 위해 재봉틀로 빠르게 작업했지만 개인이 만들 경우 손바느질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손바느질의 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간은 30분 내외로 끝낼 수 있다. 바느질이 서툰 사람이라면 바늘에 손가락이 몇 번 찔리는 것은 각오하고 시작해야 한다.
마스크 제작 봉사자들을 따라 어떻게든 완성하기는 했지만 재료를 따로 구입해 초보자가 혼자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천이나 끈을 소량으로 판매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면마스크의 인기 때문인지 온라인상에서는 마스크 제작을 위한 DIY 키트가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도 5000~1만원 선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
손수 마스크를 만들고 보니 가장 큰 고민거리가 남았다. 바로 '위생'과 '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마스크를 만드는 내내 기자의 머릿속에 맴돈 생각을 구구절절 나열하자면 이랬다.
'말하면서 만들면 침이 면마스크에 튀겠지? 일단 일회용 마스크를 끼고 만들어야겠다.', '손을 닦기는 했는데 방금 만진 가위에 바이러스가 묻어있었으면 어떡하지?', '내가 작업하는 책상에 바이러스가 묻어있다면 이 마스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스크가 되는 건가' 등등.과하다 싶다가도 이러한 고민이 쓸데없는 고민은 아니다 싶은 것이, 실제로 일회용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은 위생복과 마스크, 위생모까지 중무장한 상태로 제품을 만든다. 강동구청 역시 이번 마스크 제작 행사를 위해 행사가 열리는 장소인 대강당을 전체 소독했다. 집에서 만든다면 작업대와 가위 등을 알코올로 소독하고 시작해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특히 지난 4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마스크업체의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체 측은 다음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업체는 "우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하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작업장에 본사 직원의 투입을 늘려 개개인의 일탈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성품에서는 일회용 KF94·KF80 마스크에 비해 아쉬운 점들이 눈에 보였다. 우선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코 부분에 지지대가 없어 마스크가 얼굴에 밀착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한 블로거의 제작법에는 여성용 속옷의 캡을 마스크에 부착하면 입체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후기도 있었다. 마스크가 입체감 없이 판판한 탓에 호흡할 때는 입과 코로 마스크가 붙어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다. 다소 허술한 듯한 '핸드메이드' 면마스크, 과연 효과가 있긴 한 걸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선 기침·재채기 등으로 인한 타인의 침방울이 직접 닿지 않도록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전기 필터는 찢어질 수 있어 장착 시 주의해야 하며 최대한 면마스크 크기에 맞는 정전기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공식 입장이 이러함에도 불안한 이유는 식약처가 입장을 번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식약처는 면마스크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마스크 구매에 애를 먹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스크 공급이 어려우니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저리 말하는 것 아닌가' 싶을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다. 실제로 식약처는 면마스크 사용에 대해서도 "마스크 부족 상황에서 '한시적인 사용지침'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가정 수업시간에 '너 참 손재주 없다'라는 얘기를 들은 '똥 손' 기자도 면마스크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니 일반 소비자들은 더 잘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문제는 이 면마스크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식약처의 '한시적인 지침'이라는 말을 두고 소비자들은 '원칙적으로는 사용하면 안 된다'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