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50년 만에 부활한 日 '정한론'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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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책마을] 150년 만에 부활한 日 '정한론' 망령](https://img.hankyung.com/photo/202003/AA.21956252.1.jpg)
조슈번의 우파 정치가들은 150여 년 전 일본이 마주한 내우외환을 잠재우는 수단으로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다. ‘서양 제국의 침략에 맞서 일본을 지키려면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는 논리를 담은 조선 공략론이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가 쓴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하는가》는 ‘정한론’이 어떻게 일본 제국주의를 탄생시켰고 현재까지도 극우파들에 의해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정한론을 바탕으로 19세기 말 조선과 청의 관계를 떼어놓기 위해 시작됐던 조선 중립화 주장이 1950년대 기시 노부스케의 한반도 중립화 주장으로 이어진 과정도 설명한다. 당시 기시 노부스케는 아시아 각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미국으로부터 자립하고자 하는 ‘아시아주의’를 주창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조슈번 출신 정치가들은 정한론 대신 ‘친한파’를 자처하며 한·일 관계를 다시금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50여 년 후 그의 손자 아베 총리는 군사대국화, 우경화로 나아가려는 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저자는 “남북 화해 분위기와 근대 이후 최강의 국력을 보유한 지금이야말로 아베의 ‘21세기 정한론’에 맞서 다시 한번 주체적으로 ‘한반도 중립화’ 실현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종문 지음, 메디치미디어, 344쪽, 1만8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