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였던 경기 과천 아파트의 전셋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작년 11월 대비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부분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정부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택지개발지구의 주택 공급 우선 청약 거주 요건 자격을 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하면서 전세 수요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의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1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만에 8억8000만원(2월 24일)에 거래되는 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청약 거주요건 2년 강화하자…과천 전셋값 1억원 이상 '뚝'
인근 별양동의 ‘래미안 슈르’ 아파트 전용 84㎡도 지난해 11월 전셋값이 9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8억5000만원대로 약 1억원 하락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단지의 전셋값 하락 속도는 더 빠르다. 별양동 주공4단지 전용 82㎡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6억5000만원에서 올 2월 5억2000만원으로 1억3000만원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과천 1순위 청약 자격 거주 요건을 2년으로 늘리는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전세 수요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별양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전세를 알아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지식정보타운 ‘로또 분양’을 노리던 예비 청약자들이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4월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1571가구) 등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면 전셋값 하락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천은 오는 4월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1317가구)과 갈현동 ‘과천센트레빌’(100가구) 아파트 등이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전셋값 단기간 급등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 갭투자자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