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다방문국으로 작년에 550만명 일본 찾아…입국금지 시 메가톤급 파장
외교부, '입국금지' 보도에 사실관계 확인 분주
한국은 '여행유의'인데…일본, 한국인 입국에 문턱 높이나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등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그 수위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은 5일 일본 정부가 입국 거부 대상을 한국과 이란 전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한국발 입국자를 2주간 정부 시설에 격리한 뒤 입국허가를 내주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2주간 격리 뒤 입국' 방안도 장기간 격리를 각오하고 일본을 찾는 이들이 극히 소수일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일본 방문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입국금지'라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으리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중국과 한국인에 대해 이미 발행한 비자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 관광객이 일본에 오는 것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교도는 전했다.

어느 정도 수위일지 불투명하지만, 일본은 지난달 27일부터 14일 이내에 대구와 청도를 방문한 뒤 입국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조처를 해왔는데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저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접한 뒤 당혹감 속에 사실 확인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로부터 이와 관련해 공식 통보를 받은 사항은 없다"면서 "사실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하는 곳이 37개국이나 되지만, 만약 일본이 '입국금지' 대열에 동참한다면 그 파장은 차원이 다를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로, 한일갈등의 여파로 많이 줄었음에도 작년에 558만여명이 일본을 찾았다.

관광 수요는 많이 줄었더라도 학업과 비즈니스, 친지 방문 등으로 인적 교류의 수요는 여전히 상당하다.

더구나 방역 선진국인 일본이 빗장을 걸면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조처를 자제해 왔던 다른 선진국들에도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 가능성을 열어둔 미국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또한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이미 갈등의 골이 깊은 양국관계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일본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주변(철수권고)을 제외하곤 현재로선 한국인의 일본 여행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일본 전역에 '1단계(여행유의)' 여행경보를 발령했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일본의 한국인 입국규제 강화에 맞춰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