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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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밤 기습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난한데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어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언급했다고 윤 수석이 설명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며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여정은 3일 밤 10시 30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적반하장의 극치'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등 시종일관 거침없이 유감을 표현한 뒤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며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 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라고 꼬집었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의 화상회의를 열었고, 회의 종료 후 참석자들이 북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평창 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당시 동분서주하며 의전을 도맡는 모습이 포착됐던 김여정은 시종일관 문 대통령을 향해 웃음을 보낸 바 있어 이같은 급작스러운 태세전환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여정은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한과 대화 물꼬를 튼 메신저로서, 대남 특사는 물론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엔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과 함께 유일하게 배석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고(故) 이희호 여사 유족에게 보내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 통일각에 내려오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