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0/사진=연합뉴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0/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상반기 야심작 갤럭시S20 시리즈가 정식 출시됐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150만원이 넘는 단말기 가격에다 이동통신업계의 '짠물 지원금'이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3사는 지난달 20일 갤S20 사전예약 개시에 맞춰 예고한 공시지원금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이통3사는 갤S20 출시 전 이른바 '신사협정'을 맺고 사전예약 기간 예고한 공시지원금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정식 출시 후에는 지원금을 상향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뒀다.

따라서 기대보다 부진한 갤S20의 사전예약 성적에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사전예약 개통일인 지난달 27일 지원금을 상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정식 출시일인 이날도 공시지원금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통3사의 갤S20 지원금은 17만~24만3000원 선이다. 전작 갤럭시S10 출시 초기 공시지원금을 최대 54만6000원까지 책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도 안 된다.

이처럼 반토막 난 공시지원금에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사실상 유일한 고객 유인책인 이통사 보조금이 축소돼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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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판매점주 A씨는 "요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가게를 찾는 손님 자체가 급격히 줄었는데, 가게를 찾는 몇몇 손님마저도 '보조금이 너무 적다'며 발길을 돌린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판매점을 운영 중이다. A씨는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다. 작년만큼 보조금을 얹어줬으면 손님이 이렇게 줄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해 뿌린 보조금과 갤S20의 보조금 차이가 너무 커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 길어진 스마트폰 교체주기도 갤S20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역대급 성능이라 해도 종전만큼 새 스마트폰을 사야 할 필요성은 적어졌단 얘기다.

휴대전화 전문 커뮤니티 '뽐뿌'의 한 이용자는 "100배 줌이 되는 카메라가 좋긴 하지만 지금 쓰는 스마트폰도 카메라 성능이 좋은 편이다. 굳이 교체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갤S20 판매 성적이 안 좋으면 이통사도 보조금을 풀 테니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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