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나리타 제외하고 일본 노선 전부 중단
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은 국제선 '0'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인 입국자를 14일간 대기 조치하도록 하는 등의 입국제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사실상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노선 감축 이후 그나마 일본 노선을 근근이 운영하던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 일본 노선을 접기로 해 사실상 국제선이 '셧다운'될 위기에 처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12개 도시 17개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은 오는 9일부터 28일까지 인천∼나리타(成田) 노선(주 7회)을 제외하고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전부 중단한다.
日입국제한에 항공편 중단 잇따라…LCC 국제선 '셧다운' 위기
이에 따라 사전에 항공편을 예약한 고객에게 9일 이전으로 예약을 변경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나리타와 오사카행 이외의 항공편은 일단 운항이 불가피한 만큼 나머지 노선을 당분간 접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주항공도 현재 운항 중인 일본 노선 10개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서 검역을 강화하고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고, 일본 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중국발 항공편의 도착 공항을 도쿄(東京) 나리타와 오사카 간사이(關西) 공항으로 제한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항공사들은 아예 나리타와 오사카 노선까지 전부 접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9일부터 인천∼나리타, 제주∼나리타, 인천∼오사카(大阪), 제주∼오사카, 인천∼나고야(名古屋), 인천∼후쿠오카(福岡) 등 6개 일본 노선 전체를 운항 중단하기로 했다.
日입국제한에 항공편 중단 잇따라…LCC 국제선 '셧다운' 위기
진에어 역시 기존에 운항해 오던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인천∼기타큐슈(北九州), 부산∼기타큐슈 노선을 9일부터 중단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객은 대부분 여행 수요인데 2주간 사실상 격리되면서까지 일본으로 여행갈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아예 다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CC 업계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항공사는 이로 인해 아예 국제선 자체를 접게 됐다.

에어부산은 현재 운항 중인 부산∼후쿠오카, 부산∼오사카, 부산∼나리타, 부산∼나고야 노선 4개 모두 9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제선은 전부 운항을 중단하는 셈이 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10년 전인 2010년 3월 말에 국제선에 처음 취항했는데 일본 노선까지 전부 접으면서 10년 전 국내선만 있을 때로 시간여행을 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日입국제한에 항공편 중단 잇따라…LCC 국제선 '셧다운' 위기
이스타항공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과 동남아 노선을 모두 접은 데 이어 9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삿포로 노선도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국제선은 전부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동안 국내선 3곳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에어서울도 국제선은 셧다운 상태다.

당초에는 단독 노선인 인천∼다카마쓰(高松)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국제선을 전부 비(非) 운항하기로 했으나 다카마쓰 노선마저도 예약률이 저조해 결국 운항 중단했다.

전 국제선 노선의 비운항 기간도 당초 이달 15일까지에서 22일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수익성이 떨어져서 일부 노선을 접는 단계였는데 이제는 오지 말라고 해서 접게 되는 상황까지 왔다"며 "이러다 망하는 LCC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