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따돌림 걱정됩니다"…신천지아파트 주민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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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때문에 집값 떨어질까"도 걱정
'교인 집단 거주하는 아파트'로 오해 사기도
포항, 단지명 변경 추진중…울산·제주 등도 추진
'교인 집단 거주하는 아파트'로 오해 사기도
포항, 단지명 변경 추진중…울산·제주 등도 추진
“주변 사람들이 신천지 교인들이 사는 아파트냐 물어보네요. 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괜히 아파트 이름 때문에 집값이라도 떨어질까 불안하네요",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명칭 변경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신천지 아닐까하는 의심을 서로 하고 있어요"….
‘신천지’ 이름을 딴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이름과 관련한 우여곡절을 부동산 카페에 올린 글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신천지 신자들이 지목된 탓에 신천지라는 명칭이 붙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신천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신천지타운’에 사는 김모 씨(42)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의 아이들은 요즘 자주 “이사를 가고 싶다”며 조른다. 그는 “행여 사는 아파트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아파트 이름 하나 때문에 하루종일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단지는 ‘대구의 강남’이라 꼽히는 수성구에 위치해 있다. 좋은 입지 덕에 지난 1월 한달간 14건의 매매거래가 이뤄 정도로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주민들 사이에선 “괜히 이름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술렁임이 나오는 중이다. 전용 84㎡ 기준 매매가는 3억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가는 아파트들 중에선 개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경북 포항의 ‘우방신천지타운’ 아파트도 이름 탓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보고 개명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8일 “당아파트 명칭이 종교단체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전염병 등으로 나쁜 면에서 이슈화되고 있어 입주민의 재산권과 아파트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판단된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당 아파트의 명칭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공고문을 냈다.
소유자 동의를 구하기 시작했다. 절차에 돌입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주민 80% 이상 동의를 얻었으며 곧 새 명칭을 공모할 예정이다. 실제 아파트 단지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소유자 75% 이상이 참여해 집회 결의를 하거나 80% 이상이 서면으로 동의해야 한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한라신천지타운’ 아파트 입주민들도 아파트 이름을 바꿀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에 명칭 변경을 건의해 둔 상태다. 제주에서는 ‘일도신천지타운’ 아파트가 다음주 아파트 이름 변경 등의 사안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부산, 경북 칠곡, 전주 등에 있는 신천지라는 명칭이 붙은 아파트들에서도 주민들의 이름 변경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이들 아파트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다른 지역 신천지 아파트들도 이름을 바꾼다는데 우리도 절차에 돌입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해온다”며 “명칭 변경을 하려면 비용도 들고 면허, 보험, 금융기관 등에 주소 변경 신고도 해야하는 등 해야 할 일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데 우리가 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신천지’ 이름을 딴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이름과 관련한 우여곡절을 부동산 카페에 올린 글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신천지 신자들이 지목된 탓에 신천지라는 명칭이 붙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신천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신천지타운’에 사는 김모 씨(42)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의 아이들은 요즘 자주 “이사를 가고 싶다”며 조른다. 그는 “행여 사는 아파트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아파트 이름 하나 때문에 하루종일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단지는 ‘대구의 강남’이라 꼽히는 수성구에 위치해 있다. 좋은 입지 덕에 지난 1월 한달간 14건의 매매거래가 이뤄 정도로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주민들 사이에선 “괜히 이름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술렁임이 나오는 중이다. 전용 84㎡ 기준 매매가는 3억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가는 아파트들 중에선 개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경북 포항의 ‘우방신천지타운’ 아파트도 이름 탓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보고 개명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8일 “당아파트 명칭이 종교단체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전염병 등으로 나쁜 면에서 이슈화되고 있어 입주민의 재산권과 아파트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판단된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당 아파트의 명칭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공고문을 냈다.
소유자 동의를 구하기 시작했다. 절차에 돌입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주민 80% 이상 동의를 얻었으며 곧 새 명칭을 공모할 예정이다. 실제 아파트 단지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소유자 75% 이상이 참여해 집회 결의를 하거나 80% 이상이 서면으로 동의해야 한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한라신천지타운’ 아파트 입주민들도 아파트 이름을 바꿀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에 명칭 변경을 건의해 둔 상태다. 제주에서는 ‘일도신천지타운’ 아파트가 다음주 아파트 이름 변경 등의 사안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부산, 경북 칠곡, 전주 등에 있는 신천지라는 명칭이 붙은 아파트들에서도 주민들의 이름 변경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이들 아파트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다른 지역 신천지 아파트들도 이름을 바꾼다는데 우리도 절차에 돌입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해온다”며 “명칭 변경을 하려면 비용도 들고 면허, 보험, 금융기관 등에 주소 변경 신고도 해야하는 등 해야 할 일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데 우리가 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