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택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주택사업 전망 17개월 만에 최저
주택산업연구원이 6일 내놓은 3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30.0포인트 하락한 51.0을 기록했다. 2018년 11월(47.4) 후 17개월 만의 최저치다. 당시엔 9·13 부동산 대책으로 타격을 받았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예컨대 100 이상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건설사가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은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68.2를 기록하며 70선을 밑돌았다. 부산(42.5)은 전월 대비 54.0포인트 급락하며 조사를 시작한 2014년 이래 최저 전망치이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대구(54.7)의 전망치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27.1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대전(69.4) 광주(57.1) 울산(66.6)도 모두 전망치가 전달 대비 10~20포인트 감소해 50~60선에 머물렀다.

더불어 지난달 전국의 HBSI 실적치(57.1)도 전월 대비 20.0포인트 하락했다. 그간 주택사업 경기 개선 기대감이 있었던 부산(56.4)과 울산(79.1)마저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달 자재 공급, 자금 조달, 인력 공급 전망치도 전월 대비 각각 9.2포인트, 5.5포인트, 14.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에게 의존하던 주택건설현장의 인력 공급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분양단계뿐 아니라 인허가, 착공, 준공 단계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향후 주택가격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주택 건설현장의 인력·자재 조달 등 공급 여건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