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택시제도 개편안 발표 7개월만
김현미 장관 "'타다'의 법적 지위 만든 것"…총량제·기여금 의견 수렴
정부, 모빌리티 혁신위 만들어 '타다 금지법' 후속 조치 나선다
혁신을 가로막는 '타다 금지법'이라는 주장과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플랫폼 제도화법'이라는 주장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 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7월 택시업계와 '타다' 등 신규 플랫폼 업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지 7개월 만이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새롭게 플랫폼 운송사업 제도를 만들면서 사업용 차량으로 렌터카를 허용했기 때문에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현행 '타다' 방식과 사실상 동일하게 사업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했다.
정부, 모빌리티 혁신위 만들어 '타다 금지법' 후속 조치 나선다
개정안은 플랫폼 사업을 여객운수사업의 한 종류로 제도화하고, 플랫폼 사업을 3가지 유형(운송, 가맹, 중개)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동안은 운송가맹사업에 택시만 가능했지만 개정에 따라 렌터카 등이 가능한 플랫폼 운송사업, 택시만 가능한 플랫폼 가맹사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플랫폼 중개사업으로 나뉘어 새 업역이 가능하게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실을 찾아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린 데 대해 "제도 변화의 본질을 오해한 것으로, 오히려 플랫폼 운송업을 제도화하고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법"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동안 '타다'는 이용자가 앱을 통해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호출하면 기사를 포함해 차량을 렌트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 왔다.
정부, 모빌리티 혁신위 만들어 '타다 금지법' 후속 조치 나선다
개정안은 기존 11인승 렌터카 기사알선 방식은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 또는 공항·항만에서 대여·반납하는 경우만 허용하도록 제한했다.

대신 플랫폼 운송사업에 렌터카를 허용해 '타다'의 방식을 인정했다.

'타다'가 지금처럼 기사 알선 렌터카 방식으로 사업할 경우 사업 범위가 관광 목적으로 제한되지만 플랫폼 운송사업으로 들어오면 관광 목적 등의 제한 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다만 플랫폼 운송사업자로서 타다 사업을 이어가려면 기여금도 내야 하고 택시 면허에 기반한 총량제 적용을 받아야 한다.

김 장관은 "'타다'가 사실상 여객운송사업을 하는 만큼 법적 지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타다는 앞으로 남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에 준비하고 플랫폼 운송 사업자로 등록하면 영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기존과 똑같이 앱을 통해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호출할 수 있게 되고, 또 11인승에 국한되지 않고 승용차까지도 호출이 가능해 오히려 서비스 확장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후 총량제와 기여금 문제 등을 논의하는 가칭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업계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부실업체 난립과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서 모든 운송사업 제도에서 총량 관리는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 택시도 엄격하게 총량 관리를 하고 있다.

기여금의 경우 택시업계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플랫폼 업계가 제안해 도입됐다.

신구(新舊)산업간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도 유용하게 활용 중인 제도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면허 신청시 10만 달러를 내고 매년 갱신비 6만 달러를 내야 한다.

김채규 교통물류실장은 "위원회에 관련 업계와 전문가 등이 참여해 총량제와 기여금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초기 단계의 영세 플랫폼 사업자에는 기여금을 면제하거나 감면해서 초기진입 장벽을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가 택시 면허를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받고 일정한 기여금을 내는 체계로 운영하게 된다.

정부는 이밖에 성범죄자, 음주경력자 등은 플랫폼 운송 사업 업체의 취업을 제한하는 등 이용자 보호 방안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사고시 피해 보상도 택시 등 다른 운송업과 같이 적용 가능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