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타다 승합차가 주차돼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타다 승합차가 주차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은행법 부결 사태에 이어 '타다 금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혁신 성장이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 통과로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타다'는 영업을 중단할 상황에 직면했다. 다만 국회는 법 시행까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본회의 통과 당시 의원들의 찬반 토론은 격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 찬성 측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일명 '타다금지법'이 아니며 법적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라 주장했고, 반대 측은 혁신은 민간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법안 통과를 막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법안 통과를 앞두고 타다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국회는 타다금지 조항이 포함된 여객운수자동차 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타다와 같은 혁신적인 영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택시와 택시기반 모빌리티 회사들의 이익을 위해 타다를 금지시키고 1만명의 일자리를 빼앗는 법안에 국토부가 앞장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국회는 다시 판단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재욱 타다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타다 금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박 대표는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결정은 대통령의 말씀과 의지를 배반하는 것"이라며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위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 젊은 기업가가 무릎을 꿇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를 두고 경제계는 여당이 중심이 된 정치권이 혁신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는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법도 부결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선 법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져, 인터넷은행법도 결국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인터넷은행법은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산업주주는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케이뱅크는 대주주가 되려는 KT가 공정거래법상 담합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어서 지분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법 부결로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KT를 통한 자본 수혈이 어려워져 정상 영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앞서 케이뱅크는 KT를 통해 자본을 확충, 강력한 '통신+금융'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