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간이과세자 수준 세부담 경감 자영업자, 정부안보다 더 늘려야"
승용차 개소세·신용카드 공제율·기업 접대비 등은 쟁점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대책에 포함된 세금감면 대책이 오는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여야는 가급적 이날 하루 안에 법안 심의를 마칠 예정인 가운데, 야당에서 간이과세자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는 자영업자 매출 기준을 정부안인 6천만원보다 상향해 1억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 부분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8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11일 기재위 조세소위를 열어 코로나19 사태 대응한 각종 세금 감면 대책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한다.

기재위는 12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소위가 의결한 조특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어서 여야가 하루 안에 초스피드 심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심사대에 올라오는 조특법 개정안에는 정부 대책 가운데 ▲ '착한 임대인'에 대한 소득·법인세 세액공제 ▲ 체크·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율 상향 ▲ 영세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 경감 ▲ 기업 접대비 필요경비 인정(손금 산입) 한도 상향 ▲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한시 인하 등 5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큰 피해를 보고 있고 내수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는 만큼 야당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합의가 이전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오히려 야당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을 한시적으로 경감해주는 영세 개인사업자의 범위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이 부분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기재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간이과세자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는 자영업자 규모를 더 늘리기 위해 연 매출 기준을 1억원 정도로는 최소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바닥 경기로 보면 경기는 안 좋은데 서민들이 과다한 세금 부담에서 시름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지금 (정부 대책)보다 훨씬 더 전향적이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야당의 제안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은 연 매출액 6천만원 이하인 영세 개인사업자의 부가세 납부세액을 내년 말까지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경감해주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총 90만명에게 1인당 연평균 20만∼80만원 안팎의 부가세를 깎아주는 효과가 생긴다.

만약 여기서 야당 주장대로 연 매출액을 '1억원 이하'로 올린다면 부가세 감면 혜택을 받는 영세 개인사업자가 100만명 이상으로 훌쩍 늘어난다.

다만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점이 정부·여당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정부안대로라면 당초 1년에 4천억원씩 2년간 총 8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매출액 기준을 1억원으로 올리면 세수 감소 규모가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가세 경감 혜택을 내년 말까지 2년간 주려던 것을 1년으로 줄이고 차라리 부가세 감면 대상을 더 늘리는 대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 밖에 민간의 '착한 임대인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깎아준 임대료의 절반을 소득세·법인세 세액공제 형태로 보전해주는 내용은 '임대료를 깎아주는 건물주를 만나지 못하면 소상공인에게 아무 혜택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점이 소위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추 의원은 "실제 현장에서 파급 효과가 커야 하는데 임대료를 깎아주지 않는 임대인을 만나면 소상공인이 아무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정부·여당의 설명을 듣고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