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입국제한 사태 해결에 명운 걸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GDP 대비 수출비중 43%, 10대 기업은 66%에 달해
그런 나라의 10대 교역국 중 9곳서 한국인 입국 제한
"비즈니스 출장은 예외" 설득하는 외교력 보일 순 없나
그런 나라의 10대 교역국 중 9곳서 한국인 입국 제한
"비즈니스 출장은 예외" 설득하는 외교력 보일 순 없나
세계 103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제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발(發) 입국자를 전면 금지한 나라가 42개국, 격리 15개국, 검역강화가 46개국이다. 유엔 회원국수(193개국) 대비 53%가 빗장을 건 셈이다. 특히 한국의 10대 수출상대국 중 미국을 뺀 9개국으로 가는 길이 막힌 데 따른 경제 충격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20대 수출국으로 확대해도 미국 독일 캐나다 외에 17개국이 닫혔다. 지난해 한국 수출에서 10대 수출국의 비중이 70.3%, 20대 수출국은 83.3%에 달해 거의 전부나 다름없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 이보다 더 큰 재앙이 있을 수 없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42.8%이고, 10대 기업의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은 65.9%로 더 높다. 관광이야 미루면 되겠지만 기업인의 출장, 해외지사와의 왕래, 바이어 내한 등이 막히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수출시장 개척, 신제품 마케팅 등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다. 입국제한과 함께 하늘길(항공노선)도 막히고 있어 핵심 부품·소재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하루평균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11.7% 감소한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연초부터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중국의 1~2월 수출이 17.2% 급감한 것을 보면 한국의 수출 감소는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기업인이 나갈 수도, 거래처가 들어올 수도 없어 이달 수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까지 한국인 입국제한에 나설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어떨지는 상상하기도 싫다. 수출뿐 아니라 에너지, 식량, 원자재 등 수입에도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경제를 넘어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에 비하면 한참 느슨해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적교류뿐 아니라 교역, 투자 등 경제활동에도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아니라 절박한 ‘실제상황’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각국의 입국금지를 “방역능력이 없는 국가들의 투박한 조치”라고 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이 정부의 진짜 속내라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입국제한 사태 해결에 명운을 걸어야 할 때다. 수출 의존 국가에 닥친 ‘코로나 쇼크’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더 치명적인 위기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입국제한 조기 해제에 주력하되, 그게 어렵다면 “비즈니스 출장은 예외로 해달라”고 설득하는 외교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유독 일본에만 ‘눈에는 눈’ 식으로 감정적 대응에 앞장서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죽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는 공동의 적이며 모든 국가가 화합해야 한다”고 권고했겠나. 무엇보다 이 난국을 타개할 해법은 신속·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격을 지키고 경제 붕괴를 막는 길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 이보다 더 큰 재앙이 있을 수 없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42.8%이고, 10대 기업의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은 65.9%로 더 높다. 관광이야 미루면 되겠지만 기업인의 출장, 해외지사와의 왕래, 바이어 내한 등이 막히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수출시장 개척, 신제품 마케팅 등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이다. 입국제한과 함께 하늘길(항공노선)도 막히고 있어 핵심 부품·소재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하루평균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11.7% 감소한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연초부터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중국의 1~2월 수출이 17.2% 급감한 것을 보면 한국의 수출 감소는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기업인이 나갈 수도, 거래처가 들어올 수도 없어 이달 수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까지 한국인 입국제한에 나설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어떨지는 상상하기도 싫다. 수출뿐 아니라 에너지, 식량, 원자재 등 수입에도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경제를 넘어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에 비하면 한참 느슨해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적교류뿐 아니라 교역, 투자 등 경제활동에도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아니라 절박한 ‘실제상황’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각국의 입국금지를 “방역능력이 없는 국가들의 투박한 조치”라고 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이 정부의 진짜 속내라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입국제한 사태 해결에 명운을 걸어야 할 때다. 수출 의존 국가에 닥친 ‘코로나 쇼크’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도 더 치명적인 위기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입국제한 조기 해제에 주력하되, 그게 어렵다면 “비즈니스 출장은 예외로 해달라”고 설득하는 외교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유독 일본에만 ‘눈에는 눈’ 식으로 감정적 대응에 앞장서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죽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는 공동의 적이며 모든 국가가 화합해야 한다”고 권고했겠나. 무엇보다 이 난국을 타개할 해법은 신속·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격을 지키고 경제 붕괴를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