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통과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1만2000명의 타다 드라이버는 갈 곳이 없고 170만 명 수도권 이용자의 이동권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타다 금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틈날 때마다 혁신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말과 의지에 비춰보면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결정은 전혀 맞지 않는다. 타다가 지금 같은 서비스를 계속할 수 없게 된 것이 명백한데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업과 고민을 함께하기는커녕 “‘타다 금지법’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기업을 탓하고 있으니 황당할 정도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여당 의원이 “모빌리티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이라고 호도하는 것도 어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야당도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해 법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멀쩡히 서비스를 해온 기업으로서는 큰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재웅·박재욱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에 1심 법원이 타다는 합법이며 두 대표는 무죄라고 선고했음에도 서둘러 서비스를 봉쇄하는 쪽으로 법이 개정되는 이런 나라에서는 누구도 혁신에 나서기 어렵다. 법적 불확실성이 또 한 번 확인되면서 정부·국회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타다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국회에 대한 불신이 스타트업· 벤처 전반으로 번지면 ‘제2 벤처붐’ 기대는 물거품이 될 우려가 크다. 법 규정이 모호해 규제 샌드박스로 임시허가를 받아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도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앞으로 법이 어떻게 개정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실한 변화’를 약속한 문 대통령이 ‘타다 금지법’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국민과 기업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