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박덕흠·김경진 '타다 금지법' 주도…채이배·김종석 등 7명만 반대
“혁신을 빙자한 사기꾼(타다)에 한국 전체가 휘둘렸다.”

지난 6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의 찬반토론이 있던 국회 본회의장.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경진 무소속 의원이 타다를 ‘사기꾼’이라고 하자 의석에선 웃음소리와 함께 “잘한다”란 격려가 나왔다.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발언할 땐 “(어차피 통과될 테니) 그만해도 돼”란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국민의 77%가 “타다를 활성화해야 한다”(피엔씨글로벌네트웍스 조사)고 응답했지만 타다금지법은 6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185명 중 찬성 169명, 반대 7명, 기권 9명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야 구분 없이 ‘택시 표심’ 눈치보기에 들어간 데다 정치권에 각을 세운 이재웅 쏘카 대표에게 ‘괘씸죄’가 씌워졌다는 분석이다.

타다금지법 통과는 법안을 최초 발의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진 의원, 문진국·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앞장섰다. 박홍근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 찬반토론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택시의 서비스 질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택시 혁신 촉진법’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의원은 “사업장을 폐쇄하고,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고 박덕흠 의원은 “타다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타다와 동일한 형태의 사업자가 잇따라 출현하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됐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됐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택시 서비스 질 개선이란 장기적 결과보다는 눈앞의 25만 택시 운전기사의 표심에 움직였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 약자를 대변한다는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다. 문 의원은 전국택시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택시단체로부터 매년 적지 않은 돈을 기부받고 있다.

반대표는 각당 비례대표(최운열 민주당·김종석 통합당·채이배 민생당 의원)에서 주로 나왔다. 채 의원은 표결 전 토론에서 “이미 무죄가 난 사업에 국회가 선택권을 제한하는 건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도 통합당 당론에 반해 반대표를 던졌다. 김용태 통합당 의원도 “불법이 아닌 일을 막기보다는 오히려 국민 편익을 높이고 있으니 장려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