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지 못한 언동 사과"…'대구 손절' 논란에 고개 숙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9일 "저희들의 사려 깊지 못한 언동으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린 데 대해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앞서 이같이 사과했다. 이 전 총리가 고개를 숙인 것은 민주당 일부 인사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에 대해 막말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소속 이 모 씨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신천지와 코로나19의 위협은 전국에 있지만 대구·경북에서만 아주 두드러지게 심각하다"며 "그 이유는 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과 그것을 광신하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능한 정부를 심판한다고 더 무능한 미통당을 찍으면 더 큰일 난다"며 "자치단체장 한국당 출신지역 대구 경북에서만 어떤 사달이 나고 있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눈 크게 뜨고 보라"고 했다.

이 씨는 지난 5일에도 "평소에 정치에 관심없다가 코로나19 상황에 정부 탓에 침튀기는 모지리들을 꽤 많이 본다"며 글을 올렸다. 또 "정부에 각설이 타령만 늘어놓는 대구시장 영진이", "수꼴바이러스가 무차별 창궐중" 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앞서 민주당의 한 청년 위원은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는 미통당(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즉각 윤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청년 위원을 보직 해임했다.

민주당 지지 인사들의 대구 공격 발언 역시 도를 넘고 있다. 대표적인 친여 인사인 김어준 씨는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에서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공지영 작가는 코로나19 발생 지도와 함께 "투표를 잘하자"는 글을 올려 뭇매를 맞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태 해결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억측을 중단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