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은 놓쳤지만…'페덱스 랭킹' 맨 꼭대기에 이름 올린 임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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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아쉬운 단독 3위
"2년 차 징크스는 없다"
지난주 첫승이어 무서운 상승세
올해 14개대회 나가 톱10만 5번
"2년 차 징크스는 없다"
지난주 첫승이어 무서운 상승세
올해 14개대회 나가 톱10만 5번
‘2년차 징크스’라는 스포츠계 속설이 무색하다. 2주 동안 우승, 단독 3위의 성적을 내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포인트 1위로 올라선 임성재(22) 얘기다.
임성재는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클럽앤드로지(파72·7454야드)에서 끝난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을 2언더파 268타로 마쳐 3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티럴 해턴(4언더파·28·잉글랜드)에게 딱 2타가 모자랐다.
임성재는 “지난주 우승 뒤 이번 주에도 우승 경쟁을 했으니 나 자신에게 95점을 줘도 되겠다”며 “오늘 후반 몇 개 홀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기를 잘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1위 등극
‘한국인 첫 연승 챔피언’이라는 역사를 써내진 못했다. PGA투어 최정상급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입증하기엔 충분했다. 임성재는 2018~2019시즌 우승 없이 신인상을 차지한 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마침내 ‘무관’ 꼬리표를 떼어냈다. 이어 열린 이번 주 대회에서 ‘톱3’를 차지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1458점을 획득, 저스틴 토머스(1403점·27·미국)를 따돌리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페덱스컵 포인트는 ‘실력 바로미터’다. 국내 투어로 치면 ‘대상 포인트’쯤 된다. 정규대회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준다. 우승자에게 500점(메이저대회는 600점, 월드골프챔피언십은 550점)을 주지만 커트 탈락하면 포인트가 없다. 아무리 많이 출전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포인트를 쌓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 선수 중에는 2014년 10월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에서 우승한 배상문(34)이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경험했다. 임성재의 1위는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나온 터라 무게가 다르다. ‘철인’으로 불리는 임성재는 올해 14개 대회에 출전해 13개 대회에서 커트 통과하며 페덱스컵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아왔다. 그중 ‘톱10’은 우승 1회를 포함해 다섯 번 기록했다.
‘보너스 상금’ 1500만달러(약 180억7000만원)에 도전할 발판을 다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PGA투어는 시즌 정규대회가 끝나면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25명에게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허용한다. 지금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를 1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임성재는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2위로 올라섰다. 이번 주 3위 상금을 보태 386만2168달러를 모아 토머스(421만4477달러)에게 약 40만달러가 모자란다.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25위에서 두 계단 오른 23위에 자리했다. 그는 2020년 첫째 주를 35위에서 시작한 뒤 거의 매주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3번홀 더블보기만 없었어도
안정적인 경기력이 이번 대회에서도 돋보였다. 장활영 프로(JTBC골프 해설위원)는 “상황에 맞춰 코스를 요리하는 전략적 판단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이 오버파를 우수수 쏟아낸 마지막 날도 그는 침착하게 우승 9부 능선까지 다가섰다.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3번홀(파4) 버디로 1타를 줄였다.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12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11번홀에서 더블보기로 미끄러진 해턴과 동 타를 이뤄 한때 역전 우승을 기대하게 했다.
운명을 가른 게 13번홀(파4). 티샷을 잘 떨궈놓고선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렸다. 잘 친 샷인데도 2타가 날아갔다. 임성재는 “그린까지 100m 정도를 남기고 앞바람이 불고 있었다”며 “52도 웨지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짧아 물에 빠졌다”고 했다.
15번홀(파4)에선 1.2m 퍼트 놓치며 1타를 더 잃었지만 다시 16번홀(파5) 버디로 우승 경쟁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남은 두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종일 1오버파를 쳤다.
우승컵은 ‘지키기’에 성공한 해턴에게 돌아갔다. 그는 남은 7개 홀에서 모두 파를 잡아내면서 되찾은 리드를 지켰다. PGA투어 60경기 만에 거둔 첫 우승. 우승상금 167만4000달러(약 20억1000만원)도 그의 몫이 됐다.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30)는 공동 5위를 기록해 오는 7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강성훈(33)은 1오버파 289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4타를 잃고 이븐파 288타 공동 5위로 밀려났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4위인 브라이슨 디섐보(1언더파·27·미국)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임성재는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클럽앤드로지(파72·7454야드)에서 끝난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을 2언더파 268타로 마쳐 3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티럴 해턴(4언더파·28·잉글랜드)에게 딱 2타가 모자랐다.
임성재는 “지난주 우승 뒤 이번 주에도 우승 경쟁을 했으니 나 자신에게 95점을 줘도 되겠다”며 “오늘 후반 몇 개 홀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지만 경기를 잘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1위 등극
‘한국인 첫 연승 챔피언’이라는 역사를 써내진 못했다. PGA투어 최정상급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입증하기엔 충분했다. 임성재는 2018~2019시즌 우승 없이 신인상을 차지한 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마침내 ‘무관’ 꼬리표를 떼어냈다. 이어 열린 이번 주 대회에서 ‘톱3’를 차지하며 페덱스컵 포인트 1458점을 획득, 저스틴 토머스(1403점·27·미국)를 따돌리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페덱스컵 포인트는 ‘실력 바로미터’다. 국내 투어로 치면 ‘대상 포인트’쯤 된다. 정규대회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준다. 우승자에게 500점(메이저대회는 600점, 월드골프챔피언십은 550점)을 주지만 커트 탈락하면 포인트가 없다. 아무리 많이 출전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포인트를 쌓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 선수 중에는 2014년 10월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에서 우승한 배상문(34)이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경험했다. 임성재의 1위는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나온 터라 무게가 다르다. ‘철인’으로 불리는 임성재는 올해 14개 대회에 출전해 13개 대회에서 커트 통과하며 페덱스컵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아왔다. 그중 ‘톱10’은 우승 1회를 포함해 다섯 번 기록했다.
‘보너스 상금’ 1500만달러(약 180억7000만원)에 도전할 발판을 다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PGA투어는 시즌 정규대회가 끝나면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25명에게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허용한다. 지금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를 1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임성재는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2위로 올라섰다. 이번 주 3위 상금을 보태 386만2168달러를 모아 토머스(421만4477달러)에게 약 40만달러가 모자란다.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25위에서 두 계단 오른 23위에 자리했다. 그는 2020년 첫째 주를 35위에서 시작한 뒤 거의 매주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3번홀 더블보기만 없었어도
안정적인 경기력이 이번 대회에서도 돋보였다. 장활영 프로(JTBC골프 해설위원)는 “상황에 맞춰 코스를 요리하는 전략적 판단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이 오버파를 우수수 쏟아낸 마지막 날도 그는 침착하게 우승 9부 능선까지 다가섰다.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3번홀(파4) 버디로 1타를 줄였다.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12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11번홀에서 더블보기로 미끄러진 해턴과 동 타를 이뤄 한때 역전 우승을 기대하게 했다.
운명을 가른 게 13번홀(파4). 티샷을 잘 떨궈놓고선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렸다. 잘 친 샷인데도 2타가 날아갔다. 임성재는 “그린까지 100m 정도를 남기고 앞바람이 불고 있었다”며 “52도 웨지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짧아 물에 빠졌다”고 했다.
15번홀(파4)에선 1.2m 퍼트 놓치며 1타를 더 잃었지만 다시 16번홀(파5) 버디로 우승 경쟁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남은 두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종일 1오버파를 쳤다.
우승컵은 ‘지키기’에 성공한 해턴에게 돌아갔다. 그는 남은 7개 홀에서 모두 파를 잡아내면서 되찾은 리드를 지켰다. PGA투어 60경기 만에 거둔 첫 우승. 우승상금 167만4000달러(약 20억1000만원)도 그의 몫이 됐다.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30)는 공동 5위를 기록해 오는 7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강성훈(33)은 1오버파 289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는 4타를 잃고 이븐파 288타 공동 5위로 밀려났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4위인 브라이슨 디섐보(1언더파·27·미국)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