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왕은 고객에게 묻고 또 묻는데서 시작"
“최고령 영업왕 비결이요? 고객이 원하는 걸 묻고 또 묻는 것입니다. 귀찮아할 때까지 말이죠.”

이병봉 한샘리하우스 한강대리점 사장(65·사진)은 한샘의 ‘최고령 영업왕’이다. 한샘은 한 달에 한 번 전국 대리점 소속 1000여 명의 영업사원 중 최고 매출 달성자에게 ‘영업왕(감동 한샘인)’ 메달을 준다. 이 사장은 20~30대 젊은 사원들을 제치고 지난 1월 한샘 최초로 ‘60대 영업왕’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이 35년간 운영해온 한샘대리점 월평균 매출은 1억5000만원을 웃돈다.

이 사장은 ‘묻고 또 묻는’ 일에 대해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묻고 또 물어서 고객 머릿속에 막연하게 그려진 그림을 집 안에 정확히 구현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직업, 가족 인원과 구성, 좋아하는 색 등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그는 “수납이 많이 필요한 가족인지, 많은 가구를 놓기보다 공간을 넓게 써야 할 가족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담 과정이 틀어지면 그 어떤 값비싼 자재와 실력 좋은 시공기사가 가도 고객은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상담 과정에서 아직도 캐드(컴퓨터 지원설계) 프로그램 대신 모눈종이를 사용한다. 고객이 말하는 인테리어의 실제 모습을 상상하며 꼼꼼히 공간을 스케치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싱크대 시공 과정이 마음에 안 든다며 현장에서 시공 중인 제품을 망치로 내리치며 항의하던 고객이 있었다”며 “만나본 고객 중 제일 까다로운 사람이었지만, 공사 마지막 날 현장에서 ‘이렇게 일해야 돈을 받는 것’이라며 작업자를 모두 모아놓고 5000만원을 현금으로 내주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