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거래 끊으며 일단락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53)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63)은 남매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부친이다. 두 사람은 식자재 납품 문제를 두고 지난해 10월부터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구 부회장은 당시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와 구매 용역, 가공위탁 용역 등도 12월 31일자로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캘리스코는 이에 대해 법원에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아워홈에 올 4월까지 공급을 유지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신세계푸드는 캘리스코가 운영하는 80개 매장에 식자재를 공급한다. 납품 금액은 연 200억원 규모다. 신세계푸드는 캘리스코와 전용 식재료 공동 개발과 메뉴 기획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워홈과 캘리스코의 결별은 친인척 간 불화가 거의 없던 범(汎)LG가 남매의 집안싸움으로 재계의 관심을 받았다. 구 대표는 여전히 아워홈 지분 20.67%를 보유하고 있어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대주주인 구 부회장은 지분 38.56%를 갖고 있다. 아워홈은 캘리스코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남매간 분쟁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 대표는 이전까지 약 10년간 아워홈을 경영하면서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으나 오빠인 구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캘리스코 대표로 물러났다. 원로 경영진과의 갈등과 범LG가의 ‘장자 상속’ 원칙 등이 이유였다. 구 부회장은 취임 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구 대표는 이후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끊임없이 다툼을 벌여 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