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비난 담화→친서→발사…'저강도 도발' 대내외 활용 관측
'통상적 훈련' 정당화 의도…코로나19·제재 속 결속 강화 목적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지 닷새 만에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감행하면서 '양면'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36분께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여러 종류의 단거리 발사체를 섞어 발사했다.

이 가운데 3발은 지난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 훈련에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같은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불과 일주일 만이지만 상황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일 발사 하루 만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자위권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는 비난 담화를 낸 데 이어 4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코로나19 위로 친서'를 보냈다.

비슷한 시점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지역 5개국이 대북 규탄 성명을 내자 7일에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의 '사촉'을 받은 행위라고 즉각 반발하며 '중대 반응'을 경고했다.

그리곤 이틀 만인 이날 두 번째 '저강도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전형적인 양면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 '양면전략' 구사…무기 완성하고 '자위권 행사' 명분쌓기
이날 발사에 대해서는 북한이 지난해 북미교착 국면 들어 시작한 신형 무기체계를 완성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잇단 발사 시험을 통해 연발 사격 능력 등 성능 개량을 완성함으로써 실전 배치를 추진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자신들의 행위가 '자위권 행사' 차원이자 '통상 훈련'이라고 강조한 김여정 제1부부장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의 메시지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이를 '물리적 방식'으로 거듭 발신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제1부부장도 담화에서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미국과의 '장기전'을 예고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이어가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내부적으론 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은 넘지 않는 선에서 '저강도 도발'을 내부 결속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사적인 정면돌파의 원칙과 방향 하에서 내부적으로는 안보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보여준다"며 "대외적으로는 군사훈련은 자위적 방어훈련으로서 국제사회의 비판대상이 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 '양면전략' 구사…무기 완성하고 '자위권 행사' 명분쌓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