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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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콩팥)은 소변을 만드는 곳이다. 몸속 혈액 중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설한다.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등의 성분이 몸속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도 분비한다.

만성콩팥병은 이런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긴 증상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지난해 24만9284명으로 2015년 17만576명보다 46% 증가했다.

피로감, 식욕부진 만성콩팥병 증상

만성콩팥병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60~70%가 이들 질환을 호소한다. 사구체신염도 만성콩팥병이 생기는 흔한 원인이다. 콩팥에 있는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는 몸에서 혈액이 여과돼 소변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장소다. 콩팥의 거름 장치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사구체신염이다.

유전성 신장 질환인 다낭성 신장 질환, 자가면역질환 환자도 만성콩팥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진통제 등 약물을 남용하거나 결석, 전립선 비대로 인한 만성적인 요로폐색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만성콩팥병은 병이 많이 진행돼도 뚜렷한 증상이 없다. 제때 검사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에 다다를 때까지도 모르고 지내는 환자가 많다. 말기신부전 단계가 되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필요하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혈액투석 환자는 7만7617명, 복막투석 6248명, 신장이식 2만119명이다.

증상은 다양하다.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거나 식욕부진을 호소한다. 다리에 쥐가 빈번히 나고 소변을 자주 보기도 한다. 밤에 심하다. 몸이 붓는 증상도 생기는데 주로 발과 발목이 먼저 붓고 다리까지 붓는다.

수분, 염분 섭취 주의해야

만성콩팥병이 생기면 다양한 합병증을 호소한다. 몸의 체액량이 늘어 폐부종, 악성 고혈압, 심한 호흡곤란 등이 생긴다. 전해질 부족, 산염기 불균형 등으로 서맥, 부정맥, 심정지 위험이 높아진다. 노폐물이 많이 축적돼 의식 저하, 경련, 발작 등도 호소한다.

윤혜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수분과 염분 조절 장애가 있기 때문에 수분과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며 “수분 섭취가 많으면 부종이 악화되고 염분 섭취가 많으면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음식은 싱겁더라도 염분을 줄인 저염식을 먹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단백질, 칼륨, 인 섭취도 줄여야 한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콩팥에 부담을 줘 콩팥 기능이 더 빨리 악화된다. 환자에 따라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륨 양이 제한돼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질 위험도 크다. 칼륨은 생채소나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재료의 껍질을 벗긴 뒤 채를 썰거나 작게 토막을 내 재료의 10배 이상 되는 양의 물에 두 시간 이상 담갔다가 헹궈내면 칼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채소는 끓는 물에 데친 뒤 여러 번 헹궈내는 것이 좋다. 곡물, 유제품, 초콜릿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인도 콩팥에서 배설된다. 인이 몸속에 쌓이면 피부가 가렵거나 뼈가 약해질 위험이 크다.

만성콩팥병의 원인 질환을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을 치료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이 떨어져 여러 합병증이 생긴다. 빈혈, 대사성 산증 등을 적절하게 치료해야 한다.

윤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라며 “소변에서 단백질이 과다하게 나오는 단백뇨는 콩팥이 손상됐음을 나타내는 조기 지표이기 때문에 단백뇨가 나오는지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사구체신염도 단백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변검사에서 요단백 양성 소견이 있다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진통소염제 및 생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는 것도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