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땅 야금야금…오거스타는 부동산 '큰손'?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사진)가 또 골프장 주변 땅과 건물을 매입했다. 이번에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인근에 있는 햄버거집이 타깃이 됐다.

미국 골프닷컴은 최근 오거스타GC가 골프장 북쪽에 있는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는 데 340만달러(약 40억9000만원)를 썼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거스타GC가 새로 매입한 건물에는 미국 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웬디스’ 등이 입점해 있다. 건물주가 땅과 건물을 통째로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웬디스는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웬디스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햄버거를 제조하는 우리의 일상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닷컴에 따르면 오거스타GC가 웬디스가 입점해 있던 건물의 주인에게 지급한 340만달러는 시세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오거스타GC는 그동안 땅과 건물 주인들에게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주변 땅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오거스타GC가) 몇몇 집주인을 ‘밀리어네어’로 만들어줬다”고 귀띔했다.

오거스타GC는 지난 20년간 주변 부지 매입을 위해 2억달러(약 240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오거스타 측은 원활한 대회 진행과 패트론(마스터스 갤러리)용 주차 공간 마련 등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운다. 하지만 현지에선 ‘신비주의’를 고집하는 오거스타GC가 골프장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주변 상권의 ‘서민적 이미지’를 정리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닷컴은 “(오거스타GC 인근) 다른 식당과 마트들도 (매입되지 않게)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 섞인 경고를 날렸다. 미국 현지 언론은 오거스타GC가 매년 마스터스 개최로만 1억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