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디스플레이)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 증설에 ‘빨간불’이 켜졌다. 베트남이 지난달 29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인 기술진 입국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현지 정부에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진에 대해 코로나19 격리 완화 조치를 건의했다. 주베트남 대사관은 “베트남 공장 증설을 지원하는 한국인 인력이 2주간 격리되면 현지 공장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는 보건증 발급자에 한해 예외 인정을 요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에 있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월 30만 대 수준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량을 월 9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Z플립 등 폴더블폰 생산 확대에 따른 조치다. 현지 공장에 파견 예정인 한국인 인력은 7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진 투입이 늦어지면 삼성전자는 물론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베트남은 한국 스마트폰의 핵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1억5000만 대를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LG전자도 지난해 국내(경기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경북 구미 공장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 S20’의 국내 판매물량 생산을 베트남으로 일시 이전하기로 했다. 한국인 입국제한이 장기화되면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