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물 복합위기에 직면…가계·자영업 빚이 뇌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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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 긴급진단
코로나로 수요·공급 동시 위축
코로나로 수요·공급 동시 위축


경제 전문가들 "사상 초유의 실물경제 위기" 경고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간판기업들의 공장이 멈췄고 서울 도심을 찾는 발길은 끊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실물경제는 빈사 상태에 내몰렸다. 경제전문가들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퍼펙트 스톰’(여러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 생긴 초대형 위기)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과거보다 튼튼해졌지만, 과도한 가계부채와 영세한 자영업자·중소기업을 비롯한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는 보다 헐거워졌다. 약한 고리가 코로나19 충격으로 훼손되면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시스템까지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금호타이어 성우하이텍 기아자동차 한화솔루션 아모레퍼시픽 STX엔진 STX중공업 현대로템 넥센타이어 LG이노텍 현대건설기계 등 14개 상장사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생산 중단을 공시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부품 공급이 끊겼거나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길게는 2주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한복판에 자리잡은 중국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자 한국도 타격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소재·부품·장비 수입액은 537억달러로 집계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사상 초유의 실물경제 위기”라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98년은 외화 조달에 차질을 빚는 등 외환위기였고 2008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비롯한 금융위기였다”며 “중국 공급망 붕괴로 수출과 생산이 추락하는 실물경제 위기를 한국이 처음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부동산 부채 뇌관
정부는 자금난을 겪는 항공사와 유가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조선·건설·정유사의 유동성 문제도 눈여겨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항공사와 건설업체, 정유업체, 조선업체 등의 실적 충격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대기업이라도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주요 산업의 실적 추이와 자금 흐름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성수영/서민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