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 확진 1만명 육박…"전국민 이동 말라"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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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팬데믹 현실화"
콘테 총리, 전 지역 레드존 지정
국민 6000만명 거주지 못 벗어나
콘테 총리, 전 지역 레드존 지정
국민 6000만명 거주지 못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10일 현재 전 세계 115개국 11만4000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선 전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극약처방이 내려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 밤(현지시간) 전국을 주민 이동을 금지하는 레드존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정조치 기간은 10일 0시부터 다음달 3일까지다. 지난 8일 북부 지역 14개 도시를 레드존으로 지정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이에 따라 6000만여 명의 모든 이탈리아 국민은 가족 방문, 업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허가를 받지 않으면 거주지역을 떠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3개월 구금 또는 206유로(약 28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중국이 내린 명령과 비슷한 조치다. 콘테 총리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말한 “지금의 어두운 시기가 후세에는 가장 빛나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지금이 이탈리아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 머무는 것”이라며 이동 자제를 촉구했다.
이탈리아의 9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172명으로 전날 대비 1797명 증가했다. 사흘 연속 1000명대 증가세가 이어졌다. 누적 사망자는 97명 늘어난 463명에 달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중국 다음으로 많다.
프랑스에선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 격리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회의원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리스터 장관은 이들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프랑스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리스터 장관은 수일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의를 했다.
스페인에선 하루 사이 확진자가 557명 급증해 1231명이 됐다. 감염자 절반가량이 집중된 수도 마드리드는 11일부터 2주간 모든 학교를 휴업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망자가 없었던 독일에서도 처음으로 2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독일의 확진자는 184명 늘어난 1224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선 9일까지 확진자가 717명, 사망자는 26명 나왔다. 릭 코튼 뉴욕·뉴저지 항만관리청장도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튼 청장은 뉴욕주와 뉴저지주의 공항, 터널, 교량, 항만 등을 관리하는 총책임자다. 뉴욕 연방법원이 2주 내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을 방문한 사람의 법정 출입 및 출석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19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확진자와 밀접하게 교류하지 않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아직 검사받지 않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참석한 보수행동정치회의(CPAC)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이 행사에 참석한 의원 3명은 감염 우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며 “모든 국가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팬데믹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WHO는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를 팬데믹으로 지정했다가 과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후 팬데믹 정의 자체를 폐기했다. 코로나19의 현 상황이 팬데믹이냐를 논하기 전에 기준부터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기로 했다. CNN은 △질환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의 증거 등을 팬데믹의 세 가지 일반적 기준으로 들었다.
강현우 기자/런던=강경민 특파원 hkang@hankyung.com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 밤(현지시간) 전국을 주민 이동을 금지하는 레드존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정조치 기간은 10일 0시부터 다음달 3일까지다. 지난 8일 북부 지역 14개 도시를 레드존으로 지정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이에 따라 6000만여 명의 모든 이탈리아 국민은 가족 방문, 업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허가를 받지 않으면 거주지역을 떠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3개월 구금 또는 206유로(약 28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중국이 내린 명령과 비슷한 조치다. 콘테 총리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말한 “지금의 어두운 시기가 후세에는 가장 빛나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지금이 이탈리아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 머무는 것”이라며 이동 자제를 촉구했다.
이탈리아의 9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172명으로 전날 대비 1797명 증가했다. 사흘 연속 1000명대 증가세가 이어졌다. 누적 사망자는 97명 늘어난 463명에 달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중국 다음으로 많다.
프랑스에선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 격리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회의원 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리스터 장관은 이들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프랑스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리스터 장관은 수일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의를 했다.
스페인에선 하루 사이 확진자가 557명 급증해 1231명이 됐다. 감염자 절반가량이 집중된 수도 마드리드는 11일부터 2주간 모든 학교를 휴업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망자가 없었던 독일에서도 처음으로 2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독일의 확진자는 184명 늘어난 1224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선 9일까지 확진자가 717명, 사망자는 26명 나왔다. 릭 코튼 뉴욕·뉴저지 항만관리청장도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튼 청장은 뉴욕주와 뉴저지주의 공항, 터널, 교량, 항만 등을 관리하는 총책임자다. 뉴욕 연방법원이 2주 내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을 방문한 사람의 법정 출입 및 출석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19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확진자와 밀접하게 교류하지 않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아직 검사받지 않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참석한 보수행동정치회의(CPAC)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이 행사에 참석한 의원 3명은 감염 우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며 “모든 국가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지만 “팬데믹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WHO는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를 팬데믹으로 지정했다가 과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후 팬데믹 정의 자체를 폐기했다. 코로나19의 현 상황이 팬데믹이냐를 논하기 전에 기준부터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기로 했다. CNN은 △질환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 △(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의 증거 등을 팬데믹의 세 가지 일반적 기준으로 들었다.
강현우 기자/런던=강경민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