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총 격론끝 '불가피론' 가닥…이해찬 "의석 도둑맞게 생겼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시간 30분 난상토론…20명가량 발언자 중 '반대' 4명
"통합당 승리하면 탄핵한다는데 문정부 지켜야" vs "중도 표심 위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30분 동안 4·15 총선 민주·진보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민주당 의원 80명가량이 모인 가운데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는 오후 6시 30분에야 종료됐다.
이날 의총에서 연합정당 참여 방침을 못 박지는 않았으나, 논의의 전반적인 흐름은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흘렀다.
의총 시작 후 이해찬 대표는 "지금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가진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연합정당 불참과 참여를 가정한 총선 의석수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은 최대 137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최대 147석의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명 가까운 의원이 발언대에 섰지만 반대 의사를 피력한 사람은 4명 정도고 나머지 의원들은 대부분 연합정당에 참여해 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우원식 의원은 "지금 구조로 가면 30%의 정당 득표율을 가진 정당(미래통합당)이 60%의 의석을 갖는데 이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통합당이 총선 승리 후 탄핵을 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개혁 입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하면 방어 운전을 해야지 1차선만 지키고 뻔히 보이는 사고를 방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한 뒤 선거제 개혁 당시 제도적 맹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을 두고 선거제 개혁을 주도한 '4+1 협의체'(민주당·옛 바른미래당·옛 민주평화당·정의당+옛 대안신당)의 자기 반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선거제 개혁을 시작할 당시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종민 의원은 당시 협상 과정을 설명하고 통합당의 꼼수를 지적하며 연합정당 참여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 의원은 "전 세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는 나라 중 이렇게 하는 것은 미래한국당밖에 없다.
세계 정치학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범죄행위기에 당연히 우리가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의원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으면 명분이라는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지만 진보진영의 정권 창출이라는 전쟁에서는 진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것처럼 민주당도 독자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석현 의원은 "'독자창당, 연합정당 참여, 현행대로 진행' 세 가지 항목을 전 당원 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했고, 신동근 의원은 "이대로 가면 10석이 그냥 없어지는 것은 명백하다.
'비례민주당'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과 권칠승 의원도 독자 위성정당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하는 의원 중 이석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전당원 투표 없이 최고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가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연합정당 참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의원을 비롯해 김상희, 전해철, 윤후덕 의원 등도 연합정당 참여에 찬성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설훈·김해영·박용진·조응천 의원 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최고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던 설훈 의원은 이날 역시 중도층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연합정당 참여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통합당에 10석이 뒤진다'는 전망에 "왜 미래한국당이 39%나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지지율 계산부터 틀렸다"고 반박했다.
김해영 의원 역시 선거제 개혁에 앞장선 정당으로서 개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비례연합정당 창당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의원은 의총에 앞서 낸 입장문에서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며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109개 선거구에서 5% 또는 5천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곳은 26곳(23%)이다.
미래한국당의 선전을 막으려다 오히려 지역구 참패로 이어지는 악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 "원칙 있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있는 패배를 하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는데, 원칙 없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없는 패배로 귀결되면 굉장히 힘든 지경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의총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영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도 '소탐대실'이라며 연합정당 참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은 옳은 길로 가야 한다.
우리는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당"이라며 "오직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자"고 제언했다.
김영춘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 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 어긋난다"고 썼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지금 워낙 진영 논리가 첨예하기 때문에 원칙을 조금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통합당 승리하면 탄핵한다는데 문정부 지켜야" vs "중도 표심 위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30분 동안 4·15 총선 민주·진보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민주당 의원 80명가량이 모인 가운데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는 오후 6시 30분에야 종료됐다.
이날 의총에서 연합정당 참여 방침을 못 박지는 않았으나, 논의의 전반적인 흐름은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흘렀다.
의총 시작 후 이해찬 대표는 "지금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가진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연합정당 불참과 참여를 가정한 총선 의석수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은 최대 137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최대 147석의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명 가까운 의원이 발언대에 섰지만 반대 의사를 피력한 사람은 4명 정도고 나머지 의원들은 대부분 연합정당에 참여해 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우원식 의원은 "지금 구조로 가면 30%의 정당 득표율을 가진 정당(미래통합당)이 60%의 의석을 갖는데 이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통합당이 총선 승리 후 탄핵을 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개혁 입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하면 방어 운전을 해야지 1차선만 지키고 뻔히 보이는 사고를 방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한 뒤 선거제 개혁 당시 제도적 맹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을 두고 선거제 개혁을 주도한 '4+1 협의체'(민주당·옛 바른미래당·옛 민주평화당·정의당+옛 대안신당)의 자기 반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선거제 개혁을 시작할 당시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김종민 의원은 당시 협상 과정을 설명하고 통합당의 꼼수를 지적하며 연합정당 참여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 의원은 "전 세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는 나라 중 이렇게 하는 것은 미래한국당밖에 없다.
세계 정치학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범죄행위기에 당연히 우리가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의원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으면 명분이라는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지만 진보진영의 정권 창출이라는 전쟁에서는 진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것처럼 민주당도 독자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석현 의원은 "'독자창당, 연합정당 참여, 현행대로 진행' 세 가지 항목을 전 당원 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했고, 신동근 의원은 "이대로 가면 10석이 그냥 없어지는 것은 명백하다.
'비례민주당'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과 권칠승 의원도 독자 위성정당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하는 의원 중 이석현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전당원 투표 없이 최고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가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연합정당 참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의원을 비롯해 김상희, 전해철, 윤후덕 의원 등도 연합정당 참여에 찬성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설훈·김해영·박용진·조응천 의원 등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최고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던 설훈 의원은 이날 역시 중도층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연합정당 참여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통합당에 10석이 뒤진다'는 전망에 "왜 미래한국당이 39%나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지지율 계산부터 틀렸다"고 반박했다.
김해영 의원 역시 선거제 개혁에 앞장선 정당으로서 개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비례연합정당 창당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의원은 의총에 앞서 낸 입장문에서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며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109개 선거구에서 5% 또는 5천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곳은 26곳(23%)이다.
미래한국당의 선전을 막으려다 오히려 지역구 참패로 이어지는 악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 "원칙 있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있는 패배를 하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는데, 원칙 없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없는 패배로 귀결되면 굉장히 힘든 지경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의총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영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도 '소탐대실'이라며 연합정당 참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은 옳은 길로 가야 한다.
우리는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당"이라며 "오직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자"고 제언했다.
김영춘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 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 어긋난다"고 썼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지금 워낙 진영 논리가 첨예하기 때문에 원칙을 조금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