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치료해 온 의사들의 증언이다.

10일(현지시간) 중국내 최고 의료진 중 한 명이자 북경협화의대병원의 중환자실 책임자인 두 빈 교수는 미국 유력 경제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의사들의 증언과 내가 직접 본 데이터들을 종합해본 결과, 모든 기저 질환 중에서 고혈압이 가장 위험 요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빈 교수는 “아직 이를 공식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논문은 없지만 고혈압은 환자 상태의 악화를 초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1월 우한에서 사망한 170명의 환자들 중 절반 가량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짚었다.

그는 오히려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나 임산부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빈 교수는 “어린이와 임산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증상을 경험하는 것 같다. 특히 감염된 어린이들이 집중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들을 살리려면 환자에게 호흡곤란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기도삽관을 시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빈 교수는 “침습적 인공호흡(기도삽관 등)을 필요로 하는 환자 중 거의 절반은 죽게 되지만 살아남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침습적 인공호흡을 일찍 시작한 환자”라고 했다.

이어 “환자는 가능한 빨리 침습적 인공호흡을 사용해야 하며, 늦게 하거나 망설여야 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시중에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점에 대해 빈 교수는 “바이러스를 죽이고 임상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약이 존재하기를 바라지만 마법의 총알은 없다”며 “특히 중증 환자에게는 약물이 크게 도움이 되기 힘들다. 집중치료실의 전문의와 간호사 간 팀워크가 더욱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재감염되는 사례가 등장해 우려가 커지는 점에 대해서는 “완치 후 항체가 그렇게 빨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큰 의미 없는 사례”라며 검사 방법이나 키트의 종류등에 따라 검사 결과가 오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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