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전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리며 초강수를 뒀다. 이탈리아 내 누적환진자가 9172명, 사망자가 463명에 이르며 바이러스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내린 조치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10일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이동제한령이 발효될 것이다. 모든 국민은 집에서 머물러 달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마르케 등 북부 4개 주 14개 지역을 '레드존'으로 추가 지정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대응 수위를 또다시 강화했다.

이에 6천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거주지역에서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게 될 방침이다. 업무·건강 등의 이유로 인한 이동은 예외사항으로 둔다. 전국의 모든 문화·공공시설도 일제히 문을 닫는다.

이 조처는 내달 3일까지 계속된다. 음식점 영업은 허용되지만 고객 간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오는 15일까지로 정해졌던 전국 휴교령도 내달 3일까지로 연장됐다.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당수의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세리에A 등은 무관중으로 리그가 지속됐지만 이마저 금지하겠다는 것.

이날 이탈리아 주식시장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세 등의 악재가 겹치며 11.17% 폭락했다.

한편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9천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만에 1천797명 증가한 것으로 전날 기록한 하루 최대 증가폭(1천492명)을 또다시 경신한 수치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중국(8만904명) 다음으로 많다.

누적 사망자는 97명 증가한 463명으로 잠정 파악됐으며 이 역시도 중국(3천123명)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5.04%로 세계 평균인 3.4%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3%를 차지(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 째)하는 이탈리아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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