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25일 이후 2주 만에 하루 100명대로 감소했지만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과 가족 6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콜센터 입주 빌딩 근무자 전부가 아니라 콜센터 직원 일부만 검사한 것인 데다 직원들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여러 곳에 거주해 동시다발적인 지역 내 집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고 확진자도 317명(10일 0시 기준)으로 대구·경북을 제외하곤 가장 많다. 자칫 집단 감염이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첫 발병과 대구 신천지 신도 집단 발병에 이은 ‘3차 확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등 전파 위험이 큰 병원 등지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우려를 더하게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또다시 낙관론을 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방역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자화자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이런 말들은 중국을 제외하곤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이탈리아와 1, 2위를 다투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적절하다. ‘코로나와의 전쟁’의 긴장감을 이완시킬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글로벌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언제 다시 확진자 수가 급증할지 모른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이 아니라 집단 감염으로 인한 동시다발적 ‘3차 확산’을 총력을 다해 저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