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콜센터 '코로나19 예방' 실태조사…'띄어앉기' 요청도
금융당국이 금융사 위탁 콜센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조치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는 조치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 카드사 등의 콜센터 운영 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등을 살피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로구 사례에서 보듯 다른 콜센터들도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 있어 운영 현황 등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에 있는 한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직원들이 1m도 채 안 되는 좁은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앉아 일하는 환경이 집단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외주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소형 금융사 콜센터의 근무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에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한 '거리 두기'를 콜센터 업무 환경에 적용해 줄 것을 금융사에 요청하고 나섰다.

다수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면 집단감염 우려가 큰 만큼 직원 간 '띄워 앉기' 등을 통해 업무 공간을 최대한 늘리라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공문을 금융권의 업종별 협회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대 또는 분산근무, 재택근무도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방편이다.

실제로 대형 금융사를 중심으로 분산 근무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교대 근무는 콜센터 상담원의 소득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라서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콜센터 상담원의 경우 파견직이나 도급직 등 비정규직 신분이 대다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은행 등 금융권이 시행 중인 재택근무 역시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을 이유로 콜센터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콜센터 상담원은 각종 개인정보를 보면서 고객을 응대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위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