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으려다 전세값만 놓쳤다…경기도 전셋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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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전세 난민' 외곽으로 이동하지만
1분기 경기도 전세가율은 70% 넘어서
1분기 경기도 전세가율은 70% 넘어서
대전에 사는 박수연 씨(38·가명)는 최근 직장 문제로 서울의 집을 알아보다가 고민에 빠졌다. 전셋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4억원대로 눈여겨봤던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전용면적 84㎡) 는 전세가격이 6억원 중반대로 뛰었다. 그나마 부근의 경기도 구리나 하남도 알아봤지만, 이들 지역 전세 매물도 만만치 않았다. 박 씨는 “이젠 4억원 정도로는 서울 밖 외곽에서도 어지간한 집의 전세로 들어가기 힘들겠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되레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일대 곳곳의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매매수요는 서울에서 나오는 매물이 한정적인데다 주택담보대출은 막히면서 전세수요로 돌아서고 있다. 이러한 전세수요는 서울에서 외곽으로, 또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때문에 경기도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빠르게 올라 매매가격 대비 70%를 넘었다.
◆전세값 상승률 10위 중 4곳이 '경기'
1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집계한 ‘1분기 전세가율’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1.5%다. 작년 4분기(68.2%)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경기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팔라 전세가율이 60%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전셋값도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이 70%에 접어들었다. 전셋값 상승률 면에서도 경기 지역이 타 지역을 앞선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가격 변동률 상위 10개 지역 중 4곳이 경기 지역이었다. 구리 아파트 전세가격은 0.40% 상승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화성(0.37%) 오산(0.30%) 군포(0.29%)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리 인창동의 ‘인창원일가대라곡’ 아파트(전용면적 84m²)는 지난달 3억3500만~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2억원 중반대선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약 5개월새 가격이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서울 동부권과 맞닿은 남양주 다산동 '지금동한화꿈에그림' 전용 84m²는 3억2000만에 전세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 2억6000만원에서 6000만원 상승했다. 서북부권과 연결되는 고양에선 삼송동 '고양삼송동원로얄듀크' 전용 84m² 전셋값이 지난해 8월 3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전세 너무 비싸"…경기도 '깡통전세' 우려도
이같은 상승세는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이 경기도로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구리 인창동 A공인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신혼부부들이 집을 찾으러 많이들 온다”며 “서울엔 집이 없고 전세가는 올라가는데 자금은 부족하니 경기도 쪽으로 밀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리 토평동 J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서울과 가까운데 2억~3억원대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으니 젊은층들이 이 곳 전세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12·16 대책, 2·20 대책 등을 내놨지만, 오히려 경기 지역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셈이 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전세를 살던 젊은층들이 이제 경기도로 옮겨가면서 전셋값을 올려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규제로 인해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외곽까지 전셋값이 오르면서 자금력이 적은 세입자들만 피해를 본 셈”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경기 지역에서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 갭투자가 다시 활개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갭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경우,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우려도 나온다. 고양 Y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받으려는 분위기”라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단지에선 전세를 끼고 주택을 장만하려는 서울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 S공인 관계자도 “전세가격이 뛰고 있다보니 불안해하는 손님들이 있다”며 “2년 후에 전세금이 내려갈 수도 있는데다 매매가도 계속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되레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일대 곳곳의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매매수요는 서울에서 나오는 매물이 한정적인데다 주택담보대출은 막히면서 전세수요로 돌아서고 있다. 이러한 전세수요는 서울에서 외곽으로, 또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때문에 경기도 지역 아파트의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빠르게 올라 매매가격 대비 70%를 넘었다.
◆전세값 상승률 10위 중 4곳이 '경기'
1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집계한 ‘1분기 전세가율’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1.5%다. 작년 4분기(68.2%)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경기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가팔라 전세가율이 60%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전셋값도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이 70%에 접어들었다. 전셋값 상승률 면에서도 경기 지역이 타 지역을 앞선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가격 변동률 상위 10개 지역 중 4곳이 경기 지역이었다. 구리 아파트 전세가격은 0.40% 상승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화성(0.37%) 오산(0.30%) 군포(0.29%)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리 인창동의 ‘인창원일가대라곡’ 아파트(전용면적 84m²)는 지난달 3억3500만~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2억원 중반대선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약 5개월새 가격이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서울 동부권과 맞닿은 남양주 다산동 '지금동한화꿈에그림' 전용 84m²는 3억2000만에 전세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 2억6000만원에서 6000만원 상승했다. 서북부권과 연결되는 고양에선 삼송동 '고양삼송동원로얄듀크' 전용 84m² 전셋값이 지난해 8월 3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전세 너무 비싸"…경기도 '깡통전세' 우려도
이같은 상승세는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이 경기도로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구리 인창동 A공인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신혼부부들이 집을 찾으러 많이들 온다”며 “서울엔 집이 없고 전세가는 올라가는데 자금은 부족하니 경기도 쪽으로 밀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리 토평동 J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서울과 가까운데 2억~3억원대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으니 젊은층들이 이 곳 전세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12·16 대책, 2·20 대책 등을 내놨지만, 오히려 경기 지역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셈이 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비교적 저렴한 곳에서 전세를 살던 젊은층들이 이제 경기도로 옮겨가면서 전셋값을 올려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규제로 인해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외곽까지 전셋값이 오르면서 자금력이 적은 세입자들만 피해를 본 셈”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경기 지역에서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 갭투자가 다시 활개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갭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경우,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우려도 나온다. 고양 Y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받으려는 분위기”라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단지에선 전세를 끼고 주택을 장만하려는 서울 투자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 S공인 관계자도 “전세가격이 뛰고 있다보니 불안해하는 손님들이 있다”며 “2년 후에 전세금이 내려갈 수도 있는데다 매매가도 계속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