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의 성장 촉진 기전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모유의 유효성분으로 식품, 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연구진은 지난달 18일 인간의 모유에 함유된 당 분자인 ‘모유 올리고당(HMOs)’이 유아 신체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논문을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802명의 여성과 이들의 아기를 출생 시점부터 만 5세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만 5세까지 영유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2종의 HMOs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어머니의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 모유 수유 기간 등과 상관없이 모유에 함유된 2종의 HMOs 농도에 따라 아이의 키와 체중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HMOs는 일반적인 올리고당과 달리 갓 태어난 아기의 면역체계와 두뇌 발달에 관여하고 장내 유익균이 자라는 것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HMOs는 150여 종이다. 모유에 어떤 HMOs가 얼마나 있는지는 여성마다 다르다.

전문가들은 성인용 식품, 화장품, 애완동물 식품, 의약품까지 HMOs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HMOs를 활용해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 애보트 등은 HMOs를 유아용 식품에 첨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16년 2’FL를 생산하는 기술을 서울대에서 이전받아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바이오기업 로케트그룹은 에이피테크놀로지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3년 안에 주요 7개 HMOs의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원료인증(GRAS)을 받을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