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병 90% 치료하는 '프라임에디팅'…못 고칠 병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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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리포트 - 김용삼 유전자교정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중추신경계 파괴되는 테이삭스병
낫모양 적혈구로 인한 빈혈증 등
난치성 유전적 질환 치료길 열려
중추신경계 파괴되는 테이삭스병
낫모양 적혈구로 인한 빈혈증 등
난치성 유전적 질환 치료길 열려
1932년 출판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1996년 개봉한 영화 ‘가타카’가 그렸던 미래가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현실화하고 있다. 유전자를 변형시킨 사람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윤리적·법률적·과학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희귀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환자들에게 이는 절실한 문제다. 희귀질환 포털인 오파넷에 따르면 9400여 종의 희귀질환 관련 유전자가 있으며 이로 인해 3700여 개 질환이 발생한다. 세계 3억5000만 명, 국내 48만 명이 희귀유전병을 앓고 있다.
지금까지 비교적 발생 빈도가 높고 대체요법이 가능한 몇몇 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유전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지금까지 유전자는 그것이 정상이건 잘못됐건 우리가 죽을 때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 같은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 발달로 잘못된 유전자를 고치는 게 가능한 시대가 왔다. 유전자가위 기술 덕분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발전하면서 DNA가 우리가 읽고 쓸 수 있는 생명정보의 저장장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기존 유전자가위로는 부족
유전자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 핑거 뉴클라아제(ZFN), 2세대 탈렌(TALEN), 3세대 크리스퍼(CRISPR) 순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크리스퍼가 2013년 소개된 이후 유전자교정 분야는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람의 염색체는 약 30억 쌍의 DNA로 구성된다. 따라서 특정 유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 원하는 유전자로 바꾸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크리스퍼는 자르고자 하는 목표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가이드 RNA와 DNA를 변형시키는 역할을 하는 카스 단백질이 짝을 이뤄 DNA를 효율적으로 교정한다.
원하는 DNA 서열을 인식해 정확히 절단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한 크리스퍼도 한계가 있다. 결함 있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답안지 DNA)로 대체하는 과정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성공률이 대부분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1% 이하인 경우도 많다.
낮은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베이스에디팅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DNA를 자르는 크리스퍼와 달리 염기 중 시토신(C), 아데닌(A)을 각각 티민(T), 구아닌(G)으로 치환하는 기술이다.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의 단점은 바꿀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A를 T로, C를 G로 바꾸지 못한다. 몇 개의 DNA가 빠진 곳을 채운다거나 불필요하게 덧붙여진 곳을 제거해 다듬는 일은 더더욱 할 수 없다.
○프라임에디팅 기술로 치료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 팀은 크리스퍼, 베이스에디팅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프라임에디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답안지 DNA를 별도로 넣어 세포가 수동적으로 교정하게 하는 대신 가이드 RNA에 답안지 서열을 추가한 뒤 카스 단백질에 붙어 있는 역전사효소가 능동적으로 답안지 DNA에 따라 교정하도록 만든 장치다. 효율성이 높을 뿐 아니라 유전자를 치환할 수 있고 넣거나 뺄 수도 있다. 유전질환의 약 90%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CFTR이란 유전자에서 3개의 염기가 빠져 기도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 낭포성섬유증, A가 T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낫 모양의 적혈구가 생성돼 심각한 빈혈을 유발하는 겸상적혈구빈혈증, 중추신경계가 파괴되는 테이삭스병 등 이전엔 꿈도 꾸지 못했던 유전질환 치료가 가시권으로 들어온 것이다.
○유전자치료제 가능성 있나
프라임에디팅을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제약 몇 가지가 추가로 극복돼야 한다. 프라임에디팅도 목표 유전자에 작용하지 못하는 오프타깃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프라임에디팅에 필요한 성분을 기도나 췌장처럼 원하는 위치로 보내기 위한 전달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유전자치료에 전달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데노바이러스에는 프라임에디팅 도구를 실을 수 없다. 프라임에디팅 도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면역거부반응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프라임에디팅은 이런 문제들을 보완할 다양한 보조기술의 발전과 함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비교적 발생 빈도가 높고 대체요법이 가능한 몇몇 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유전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지금까지 유전자는 그것이 정상이건 잘못됐건 우리가 죽을 때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 같은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 발달로 잘못된 유전자를 고치는 게 가능한 시대가 왔다. 유전자가위 기술 덕분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발전하면서 DNA가 우리가 읽고 쓸 수 있는 생명정보의 저장장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기존 유전자가위로는 부족
유전자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 핑거 뉴클라아제(ZFN), 2세대 탈렌(TALEN), 3세대 크리스퍼(CRISPR) 순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크리스퍼가 2013년 소개된 이후 유전자교정 분야는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람의 염색체는 약 30억 쌍의 DNA로 구성된다. 따라서 특정 유전자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 원하는 유전자로 바꾸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크리스퍼는 자르고자 하는 목표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가이드 RNA와 DNA를 변형시키는 역할을 하는 카스 단백질이 짝을 이뤄 DNA를 효율적으로 교정한다.
원하는 DNA 서열을 인식해 정확히 절단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한 크리스퍼도 한계가 있다. 결함 있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답안지 DNA)로 대체하는 과정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성공률이 대부분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1% 이하인 경우도 많다.
낮은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베이스에디팅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DNA를 자르는 크리스퍼와 달리 염기 중 시토신(C), 아데닌(A)을 각각 티민(T), 구아닌(G)으로 치환하는 기술이다.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지만 이 기술의 단점은 바꿀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A를 T로, C를 G로 바꾸지 못한다. 몇 개의 DNA가 빠진 곳을 채운다거나 불필요하게 덧붙여진 곳을 제거해 다듬는 일은 더더욱 할 수 없다.
○프라임에디팅 기술로 치료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 팀은 크리스퍼, 베이스에디팅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프라임에디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답안지 DNA를 별도로 넣어 세포가 수동적으로 교정하게 하는 대신 가이드 RNA에 답안지 서열을 추가한 뒤 카스 단백질에 붙어 있는 역전사효소가 능동적으로 답안지 DNA에 따라 교정하도록 만든 장치다. 효율성이 높을 뿐 아니라 유전자를 치환할 수 있고 넣거나 뺄 수도 있다. 유전질환의 약 90%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CFTR이란 유전자에서 3개의 염기가 빠져 기도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 낭포성섬유증, A가 T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낫 모양의 적혈구가 생성돼 심각한 빈혈을 유발하는 겸상적혈구빈혈증, 중추신경계가 파괴되는 테이삭스병 등 이전엔 꿈도 꾸지 못했던 유전질환 치료가 가시권으로 들어온 것이다.
○유전자치료제 가능성 있나
프라임에디팅을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 제약 몇 가지가 추가로 극복돼야 한다. 프라임에디팅도 목표 유전자에 작용하지 못하는 오프타깃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프라임에디팅에 필요한 성분을 기도나 췌장처럼 원하는 위치로 보내기 위한 전달기술도 필요하다. 현재 유전자치료에 전달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데노바이러스에는 프라임에디팅 도구를 실을 수 없다. 프라임에디팅 도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면역거부반응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프라임에디팅은 이런 문제들을 보완할 다양한 보조기술의 발전과 함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