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화사'의 2년 전 그 볼보, 아직도 6개월 출고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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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XC40, 출고대기는 아직도 6개월
▽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고객 만족이 우선"
▽ 판매량 확대보다 서비스 역량 강화에 무게
▽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고객 만족이 우선"
▽ 판매량 확대보다 서비스 역량 강화에 무게
2018년 출시된 차량을 구매하려면 6개월 넘게 기다려야 하는 브랜드가 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XC40, XC60 등 처음 선보인지 1~2년이 지난 볼보 차량들이 아직도 높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차 효과로 인한 인기가 3달 정도로 끝나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특히 볼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은 TV 속 유명 연예인의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새벽시간 한강 주변 드라이브를 즐기며 음악을 듣는 차량으로 자주 노출된 바 있다. 이 효과로 여성 소비자들 관심이 끊이지 않는 소형 SUV로 성장 중이다.
중형 해치백 V60 크로스컨트리, 중형 세단 S60 등은 30대 남성 사이에서 인기가 제일 높다는게 볼보 코리아 측 설명이다. 계약 후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볼보코리아는 이 외에도 대형 SUV인 XC90과 대형 세단인 S90은 2개월, 중형 SUV XC60도 출고대기가 3개월을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지난해 8월 8년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S60을 출시한 이후 신차를 선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대형 SUV XC9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지만, 디자인, 편의사양 등에서 대대적인 변화는 없는 수준에 그쳤다. 더군다나 출고대기가 6개월을 넘어가는 XC40과 XC60은 2018년 출시된 차량들이다. 두 모델 모두 올해 연식변경이 이뤄졌지만, 볼보의 특성상 큰 변화는 없었다. 2018년 출시된 모델을 사기 위해 2020년에 6개월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셈이다.
현재 출고대기 기간이 6개월인 V60도 지난해 말까지는 출고대기 기간이 1년을 넘어갔다. 올해 도입 물량이 작년의 두 배로 늘어나며 줄어든 것이다. S60 역시 올해는 작년보다 20% 더 들여오지만, 지금 주문해도 가을 이후로 차량을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주문이 쏟아진다면 도입 물량을 대폭 늘려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볼보는 지난해 처음 국내에서 연간 1만대 판매를 달성했고 올해 1월에는 월 1000대 판매도 돌파했다. 공격적인 물량 확대에 나선다면 기록적인 성장도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볼보의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만2000대에 그친다. 다소 보수적인 판매 목표에는 무조건적인 판매량 증가가 우선은 아니라는 볼보의 원칙이 담겼다. 볼보 관계자는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 정비 서비스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의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고객 편의가 우선이라는 것.
볼보는 수입차로는 긴 5년/10만km의 무상보증을 기본 제공한다. 다만 수입차의 특성 탓에 정비 서비스를 받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스웨덴에 필요한 부품 주문을 넣고 배송받는 기간만 2~4주가 걸리는 탓이다. 볼보 차량 판매가 늘어나며 차주 사이에서는 AS가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볼보는 판교, 제주, 의정부 등 6곳을 추가해 올해부터 전국에 총 30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서비스 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개인전담 서비스(VPS)의 고객 응대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올해는 고객이 볼보를 소유하는 과정을 재정비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판매량 증대보다 정비 네트워크 강화에 초점을 맞춘 볼보의 판단이 장기적인 성장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후관리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차량 판매만 늘어나면 단기간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는 있지만, 결국 브랜드 평판이 떨어지고 소비자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하는 차량이 늘어나면 수리해야 하는 차도 덩달아 늘어난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독일 3사의 아성이 유지되는 것도 많은 판매량을 감당할 수 있는 정비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라며 "급격히 인기를 얻었다가 무너지는 수입차 브랜드는 대부분 열악한 서비스 품질로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XC40, XC60 등 처음 선보인지 1~2년이 지난 볼보 차량들이 아직도 높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신차 효과로 인한 인기가 3달 정도로 끝나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특히 볼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은 TV 속 유명 연예인의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새벽시간 한강 주변 드라이브를 즐기며 음악을 듣는 차량으로 자주 노출된 바 있다. 이 효과로 여성 소비자들 관심이 끊이지 않는 소형 SUV로 성장 중이다.
중형 해치백 V60 크로스컨트리, 중형 세단 S60 등은 30대 남성 사이에서 인기가 제일 높다는게 볼보 코리아 측 설명이다. 계약 후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볼보코리아는 이 외에도 대형 SUV인 XC90과 대형 세단인 S90은 2개월, 중형 SUV XC60도 출고대기가 3개월을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지난해 8월 8년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S60을 출시한 이후 신차를 선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대형 SUV XC9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지만, 디자인, 편의사양 등에서 대대적인 변화는 없는 수준에 그쳤다. 더군다나 출고대기가 6개월을 넘어가는 XC40과 XC60은 2018년 출시된 차량들이다. 두 모델 모두 올해 연식변경이 이뤄졌지만, 볼보의 특성상 큰 변화는 없었다. 2018년 출시된 모델을 사기 위해 2020년에 6개월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셈이다.
현재 출고대기 기간이 6개월인 V60도 지난해 말까지는 출고대기 기간이 1년을 넘어갔다. 올해 도입 물량이 작년의 두 배로 늘어나며 줄어든 것이다. S60 역시 올해는 작년보다 20% 더 들여오지만, 지금 주문해도 가을 이후로 차량을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주문이 쏟아진다면 도입 물량을 대폭 늘려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볼보는 지난해 처음 국내에서 연간 1만대 판매를 달성했고 올해 1월에는 월 1000대 판매도 돌파했다. 공격적인 물량 확대에 나선다면 기록적인 성장도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볼보의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만2000대에 그친다. 다소 보수적인 판매 목표에는 무조건적인 판매량 증가가 우선은 아니라는 볼보의 원칙이 담겼다. 볼보 관계자는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 정비 서비스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의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고객 편의가 우선이라는 것.
볼보는 수입차로는 긴 5년/10만km의 무상보증을 기본 제공한다. 다만 수입차의 특성 탓에 정비 서비스를 받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스웨덴에 필요한 부품 주문을 넣고 배송받는 기간만 2~4주가 걸리는 탓이다. 볼보 차량 판매가 늘어나며 차주 사이에서는 AS가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볼보는 판교, 제주, 의정부 등 6곳을 추가해 올해부터 전국에 총 30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서비스 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개인전담 서비스(VPS)의 고객 응대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올해는 고객이 볼보를 소유하는 과정을 재정비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판매량 증대보다 정비 네트워크 강화에 초점을 맞춘 볼보의 판단이 장기적인 성장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후관리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차량 판매만 늘어나면 단기간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는 있지만, 결국 브랜드 평판이 떨어지고 소비자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하는 차량이 늘어나면 수리해야 하는 차도 덩달아 늘어난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독일 3사의 아성이 유지되는 것도 많은 판매량을 감당할 수 있는 정비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라며 "급격히 인기를 얻었다가 무너지는 수입차 브랜드는 대부분 열악한 서비스 품질로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