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개월 만에 장중 19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600선이 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대책 브리핑 불참으로 건강 우려가 고조된 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66포인트(2.78%) 내린 1908.27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급등하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듯했으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이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경제대책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전날 브리핑 참석을 약속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노쇼'(no show·약속을 해놓고 나오지 않는 것)한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급여세 인하 등 경기부양정책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의 3대 지수 선물은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국내외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 1898.27까지 저점을 낮췄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2019년 8월6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외국인 기관이 팔자를 외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각각 7002억원 4646억원 매도 우위였다. 반면 개인은 1조원 넘게 주식을 쓸어담았다. 1조819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 의약품 기계 전기전자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등이 3~4%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파랗게 질렸다. 삼성전자는 4% 넘게 빠지며 5만21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주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도 4% 약세였다. 삼성전자우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셀트리온 삼성물산 LG생활건강이 2~3%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7개월 만에 600선이 붕괴됐다. 전날보다 24.36포인트(3.93%) 내린 595.61에 마감했다. 외국인 기관이 각각 2607억원 62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3240억원 순매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3%대 약세였고 에이치엘비 CJ ENM 에코프로비엠 원익IPS 휴젤 솔브레인이 4~5% 하락했다. 헬릭스미스는 8% 급락했다. 반면 씨젠은 8% 가까이 올랐다.

내달 예정된 미국 암학회(AACR)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는 소식에 참가 예정 바이오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제넥신 오스코텍 에이비엘바이오는 14~16%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원 내린 1193.0원에 장을 마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