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정치권에서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개성공단 재개에 부정적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와 마스크 업체가 함께 생산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성공단에서는 KF94, KF80 등급의 마스크 생산이 가능하고 방호복도 있다. 섬유기업은 73개사나 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광온 최고위원도 "개성공단엔 면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순면공 3000명이 있고 방호복도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다"며 "충분히 유엔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을 통한 평화경제가 코로나19 극복과 우리 경제를 위한 주력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날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자"며 "인도주의적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개성공단을 열고 남북관계를 적극 풀어나가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내 마스크 생산과 관련해 "제반 사항을 고려해 보면 당장 실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고 정부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중단돼 왔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시설 점검 기간이 필요하다"며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필터나 부직포 등의 필요 원자재를 개성으로 반입하는 문제도 고려해 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박근혜정부 시절 북한이 4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을 벌이자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