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비례대표 선출·연합정당 참여 놓고 이견·언성
민생당, 선대위 출범도 못하고 '사분오열'…시작부터 계파갈등(종합)
민생당이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지 2주가 지났지만 4·15 총선 비례대표 선출 등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으로 선거대책위원회도 출범하지 못한 채 사분오열을 거듭하고 있다.

민생당은 지도부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개혁진영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부딪혔다.

바른미래당계인 김정화 공동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권이 추진하는 비례 연합정당은 '친문 연합정당'"이라며 "우리 당이 참여한다면, 중도개혁세력을 결집해야 할 우리 당의 목에 스스로 칼을 꽂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안신당계인 유성엽 공동대표는 "미래통합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무력화하는 '비례 전용정당'을 운영 중"이라며 "적폐세력에게 1당을 내주고, 정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당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반론을 폈다.

민주평화당 출신 박주현 공동대표는 "미래청년세대와 소상공인 등 경제약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제3지대 선거연합을 통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며 또 다른 의견을 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

김 공동대표 측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9명 중 바른미래당계가 5명이 포함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유 공동대표와 박 공동대표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외인 김 공동대표 측이 비례대표 연임 제한 규정을 넣자고 주장하자 현역 비례대표인 박 공동대표가 반발했고, 이에 유 공동대표가 '현 지도부는 불출마하자'는 중재 의견을 냈지만, 참석자 간 언성만 높아진 끝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계파 간 갈등으로 선거 체제 출범이 늦어지면서 이날 계획됐던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도 미뤄졌다.

민생당 지도부는 오후 4시 최고위 간담회를 다시 열어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지역구 공관위를 먼저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마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 공동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 연합정당과 관련, 공관위 구성에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우리 당원은 바른미래당 (출신이) 31만명, 대안신당 6천명, 평화당에서 10만명이고 이 중 대다수는 연합정당이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유 공동대표는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면서 "참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비례 공관위를 설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생당은 일단 오는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진행하는 비례 연합정당 참여 전 당원 투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관위 설치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 공동대표는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부가 결정되면) 손 전 대표가 나중에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최고위는 이날 당 민생복지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위원장에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을 지낸 김원종 사단법인 일과복지 상임이사를 임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