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 영일화성 회장 "10년 뒤 소비자가 뭘 찾을까, 매일 고민…발명특허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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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40년간 적자는 한 번뿐"
"40년간 적자는 한 번뿐"
![김종영 영일화성 회장이 인천 가좌동 본사에서 미래 경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3/AA.21998518.1.jpg)
![김종영 영일화성 회장 "10년 뒤 소비자가 뭘 찾을까, 매일 고민…발명특허 17건"](https://img.hankyung.com/photo/202003/AA.22018717.1.jpg)
김종영 회장은 늘 작업복 차림으로 공장을 누빈다. 인천 가좌동에 있는 영일화성은 3300㎡ 규모 부지에 지어진 화학제품 생산업체다. 대표 제품은 가용성규산염, 콜로이달 실리카졸, 폴리초산비닐(PVAc) 접착제 등이다. 가용성규산염(일명 물유리)은 토목, 건축, 주조, 제지, 세라믹, 내화물 제품들의 원재료 및 결합재로 사용된다. 코로이달 실리카졸은 정밀주조, 내화물, 세라믹, 도료 등에 들어간다. 폴리초산비닐 접착제는 목가공 및 지류 접착제 등으로 공급된다.
김 회장은 “우리는 1979년 창업 이후 2008년 원자재 파동기에 단 한번 적자를 냈을 뿐 항상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종업원은 20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호두알 같은 기업을 일궈온 셈이다. 여기엔 몇 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일등기업을 향한 비전과 경영관이다. 군에서 제대한 뒤 1962년 규산염 제조공장에 공원으로 입사했다. 불과 4년 만에 공장장으로 승진했다. 핵심시설인 용해로의 구조를 개선해 연료소비를 절감했고, 노(furnace) 수명을 연장시키는 등 현장에서의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데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관심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몇몇 기업을 거쳐 46세인 1979년 영일화성을 창업했다. 강소기업을 만들어보겠다는 소망으로 자신의 이름을 따 상호를 지었다. 그는 “기업 경쟁력은 현장에서 생긴다”고 강조했다.
둘째, 미래를 위한 준비다. 김 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 ‘창의성 개발, 진취적 사고, 결실있는 행동’을 사훈으로 내걸었는데 이 중 창의성은 미래를 내다보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10년 뒤 소비자들이 무엇을 찾을까 고민하고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발명특허가 17건에 이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특수기능성 제품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엔 △실리카를 기본으로 한 유·무기 합성 하이브리드 제품 △내열성 도료 접착제, 전자 섬유 전자파차단제 등 무기코팅제 개발이 포함된다.
김 회장은 “그동안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를 갚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기업인으로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꼽았다. 김 회장의 책 《창업에서 장수기업으로》의 총론에 그의 어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내가 성공한 것은 집이 가난해 어릴 적부터 구두닦이를 하면서 세상 사는 경험을 했고, 몸이 약해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했고, 초등학교도 못 다녀 모든 사람을 스승 삼아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회장 역시 평생을 이런 자세로 살아온 듯하다.
김낙훈 한경글로벌강소기업연구원장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