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면 3D로 재현…하자 줄이고 집 편하게 꾸며요"
어반베이스는 2차원(2D) 건축도면을 단 몇 초 만에 3차원(3D)으로 재현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한 프롭테크(부동산 스타트업)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부동산 분야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실내를 바꾸는 인테리어 사업과 가구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추진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38·사진)는 경희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했다. 당시 ‘건물이 다 지어진 뒤 발생하는 소송과 하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자주했다. 그 해결책으로 떠오른 게 바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3D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3차원인데 도면은 2차원이다 보니 오차가 많이 생길 수 있다”며 “누구나 게임하듯 가상으로 공간을 쉽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2014년 6월 회사를 설립한 뒤 2년 뒤인 2016년 7월 자체 개발한 ‘오토 모델링 머신러닝 기술’을 특허 등록하고 어반베이스 베타 버전을 내놨다. 어반베이스는 ‘도시에 기반 데이터를 구축한다’는 의미의 사명이자 서비스 이름이다. 2D를 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3D로 변환하는 게 핵심이다. 2018년까지 전국 아파트의 85%인 약 1000만 가구의 내부 평면을 3D 데이터로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17개국 특허를 등록했다. 1~2인 가구가 많이 사용하는 오피스텔 3D 도면도 갖춰져 있다.

누구나 어반베이스 웹 지도상의 아파트를 클릭하면 설계 도면이 나오고 3D 도면에서 벽지 바닥재 등을 바꾸거나 새로운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룸 퍼시스 데스커 에이스침대 LG전자 LG하우시스 등이 입점해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당 앱을 실행한 사용자 수(MAU)는 약 2만 명이고 트래픽 기준으로 30만 명이 이용한다.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단지도 모두 적용 가능하다.

하 대표는 오는 8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도면을 올릴 수 있는 라이브스케치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자기 집 치수만 알면 3D로 변환이 가능하다. 하 대표는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개인과 기업 간 거래(B2C)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