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기록 어떻게 볼까…앨범 판매고 '훨훨', 싱글엔 여전히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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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은 각국서 기록행진…불리한 美라디오 송출 팬덤으로 돌파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규 4집이 '400만장 판매고' 벽도 넘으며 한국 가수 최다 기록을 또다시 자체 경신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은 지난달 21일 발매 이후 9일 만에 411만4천843장이 팔려나갔다.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가 24년 만에 김건모 3집을 제치고 기네스 월드레코드에 한국 최다 음반 판매량으로 등재됐지만, 그 기록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새 앨범은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의 연간 최다 판매량(371만 8천230장)을 열흘도 안 돼 넘어섰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은 앨범 매출로는 이미 세계 음악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새 앨범을 통해 보여줬다.
그러나 개별 곡의 인기를 보여주는 싱글 차트 성적을 들여다보면 좀더 복잡한 맥락이 읽힌다.
◇ 1위 휩쓴 앨범차트…빌보드 싱글차트선 라디오 벽 여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차트를 비롯해 일본·독일·프랑스까지 세계 5대 음악시장 앨범 차트에서 동시 1위를 차지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세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통상 앨범 판매량은 팬덤을 대변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새 앨범의 기록적 판매고와 각국 앨범차트 1위 석권은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얼마나 거대한 규모로 세계 곳곳에 견고하게 자리 잡았는지 보여준다.
반면 새 앨범 타이틀곡 '온'(ON)의 싱글 차트 기록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현재 미국 주류 음악시장 상황을 보다 세밀히 살피게 하는 대목이다.
'온'은 발매 첫 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자체 최고 순위이자 한국 그룹으로서도 역대 가장 높은 4위로 진입했지만, 그 다음 주에는 다소 큰 낙폭을 보이며 68위로 주저앉았다.
방탄소년단이 첫 주 4위라는 높은 성적을 거둔 데는 헌신적 소비층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온'은 첫 주 8만6천 회 다운로드돼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1위에 올랐고, 2주 차에도 같은 차트 5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전통 매체인 라디오에서는 잘 방송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디오 송출 횟수는 핫 100 순위에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라디오 송출이 받쳐주지 않고 초반 스트리밍·다운로드 화력이 떨어지면서 차트에서 지속력을 갖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비영어권 뮤지션으로서 팬덤 밖 광범위한 대중에게 소비되는 '히트곡'을 내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미국 라디오는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에 고질적으로 높은 장벽이었다.
'온'보다 친숙한 팝 멜로디의 직전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핫 100' 8위까지 올랐지만 주요 40개 라디오 방송국 송출로 집계하는 '메인스트림 톱 40 차트'('팝 송스 차트'라고도 지칭)에서는 22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빌보드에 지난 3일(현지시간) 게재된 필진 대담에서 한 필자는 "라디오 방송국은 역사적으로 비(非)영어 곡을 방송하지 않으려 했다"며 "BTS 인기가 주류 시장에서 커지고 있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 팬덤으로 기성 구조 돌파…"스트리밍으로 지형변화 증거"
이런 미국 음악시장 상황을 구조적으로 뒤집어 볼 필요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팬들의 헌신성과 팬덤 확장으로 전통 미디어 벽을 돌파하면서 주류 시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런 관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번 빌보드 성적을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최근 그래미 홈페이지에 게재된 '라디오 없이도 문제없다 : 어떻게 BTS는 라디오 도움 없이 1위를 기록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은 방탄소년단 성적에 대해 "음악계 지형이 스트리밍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명"이라고 풀이했다.
이 기고문은 "미국 차트 최상위를 향한 BTS의 여정은 신진 아티스트들의 주류 진입에서 스트리밍이 라디오를 완전히 대체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은 전년보다 19.9% 늘어난 88억 달러로 미국 음악산업 수익 전체의 79.5%를 차지했다.
랜디 서 대중음악평론가는 "(라디오는) 음악산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오래된 미디어"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늘 하던 것을 하려는 경향성이 강한 상태"라고 짚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 신진 매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라며 "기술이 방탄소년단의 편이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이 미국 라디오에서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한 사례도 짚어볼 만하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라우브'가 피처링한 '메이크 잇 라이트'는 '메인스트림 톱 40 차트'에서 24위가 최고 순위였지만, 방탄소년단 곡으로는 가장 긴 15주간 차트에 머무르며 '지속성'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가온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은 지난달 21일 발매 이후 9일 만에 411만4천843장이 팔려나갔다.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가 24년 만에 김건모 3집을 제치고 기네스 월드레코드에 한국 최다 음반 판매량으로 등재됐지만, 그 기록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새 앨범은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의 연간 최다 판매량(371만 8천230장)을 열흘도 안 돼 넘어섰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은 앨범 매출로는 이미 세계 음악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새 앨범을 통해 보여줬다.
그러나 개별 곡의 인기를 보여주는 싱글 차트 성적을 들여다보면 좀더 복잡한 맥락이 읽힌다.
◇ 1위 휩쓴 앨범차트…빌보드 싱글차트선 라디오 벽 여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차트를 비롯해 일본·독일·프랑스까지 세계 5대 음악시장 앨범 차트에서 동시 1위를 차지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세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통상 앨범 판매량은 팬덤을 대변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새 앨범의 기록적 판매고와 각국 앨범차트 1위 석권은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얼마나 거대한 규모로 세계 곳곳에 견고하게 자리 잡았는지 보여준다.
반면 새 앨범 타이틀곡 '온'(ON)의 싱글 차트 기록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현재 미국 주류 음악시장 상황을 보다 세밀히 살피게 하는 대목이다.
'온'은 발매 첫 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자체 최고 순위이자 한국 그룹으로서도 역대 가장 높은 4위로 진입했지만, 그 다음 주에는 다소 큰 낙폭을 보이며 68위로 주저앉았다.
방탄소년단이 첫 주 4위라는 높은 성적을 거둔 데는 헌신적 소비층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온'은 첫 주 8만6천 회 다운로드돼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1위에 올랐고, 2주 차에도 같은 차트 5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전통 매체인 라디오에서는 잘 방송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디오 송출 횟수는 핫 100 순위에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라디오 송출이 받쳐주지 않고 초반 스트리밍·다운로드 화력이 떨어지면서 차트에서 지속력을 갖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비영어권 뮤지션으로서 팬덤 밖 광범위한 대중에게 소비되는 '히트곡'을 내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미국 라디오는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에 고질적으로 높은 장벽이었다.
'온'보다 친숙한 팝 멜로디의 직전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핫 100' 8위까지 올랐지만 주요 40개 라디오 방송국 송출로 집계하는 '메인스트림 톱 40 차트'('팝 송스 차트'라고도 지칭)에서는 22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빌보드에 지난 3일(현지시간) 게재된 필진 대담에서 한 필자는 "라디오 방송국은 역사적으로 비(非)영어 곡을 방송하지 않으려 했다"며 "BTS 인기가 주류 시장에서 커지고 있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 팬덤으로 기성 구조 돌파…"스트리밍으로 지형변화 증거"
이런 미국 음악시장 상황을 구조적으로 뒤집어 볼 필요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팬들의 헌신성과 팬덤 확장으로 전통 미디어 벽을 돌파하면서 주류 시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런 관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번 빌보드 성적을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최근 그래미 홈페이지에 게재된 '라디오 없이도 문제없다 : 어떻게 BTS는 라디오 도움 없이 1위를 기록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은 방탄소년단 성적에 대해 "음악계 지형이 스트리밍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명"이라고 풀이했다.
이 기고문은 "미국 차트 최상위를 향한 BTS의 여정은 신진 아티스트들의 주류 진입에서 스트리밍이 라디오를 완전히 대체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은 전년보다 19.9% 늘어난 88억 달러로 미국 음악산업 수익 전체의 79.5%를 차지했다.
랜디 서 대중음악평론가는 "(라디오는) 음악산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오래된 미디어"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늘 하던 것을 하려는 경향성이 강한 상태"라고 짚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 신진 매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라며 "기술이 방탄소년단의 편이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이 미국 라디오에서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한 사례도 짚어볼 만하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라우브'가 피처링한 '메이크 잇 라이트'는 '메인스트림 톱 40 차트'에서 24위가 최고 순위였지만, 방탄소년단 곡으로는 가장 긴 15주간 차트에 머무르며 '지속성'을 보여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