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의 모빌리티 도전 끝났다…경영복귀 2년 만에 쏘카 대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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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금지법 통과로 투자 막혀
"사회를 설득 못해…내 책임"
후임에 박재욱 VCNC 대표 선임
다음달 예정 기업분할도 철회
"사회를 설득 못해…내 책임"
후임에 박재욱 VCNC 대표 선임
다음달 예정 기업분할도 철회
이재웅 쏘카 대표의 도전이 끝났다.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막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빌리티(이동수단) 혁신이 이뤄지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겠다”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 1년11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포털업체 다음 창업자로 유명하다.
스스로 사퇴 의사 밝혀
쏘카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로 박재욱 VCNC 대표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가 스스로 사퇴의 뜻을 밝혔다는 게 쏘카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책임을 묻는 투자자의 압박이 상당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타다의 기업분할도 철회하기로 했다. 쏘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타다와 관련한 사업을 전담할 법인의 분할을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타다금지법이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분할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했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예정이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다음달 11일부터 운행을 멈춘다. 2018년 10월 첫선을 보인 뒤 1년6개월 만이다. 이보다 앞서 7일엔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타다 어시스트’ 서비스를 중단했다.
프리미엄(준고급 택시), 에어(공항 이동), 프라이빗(예약 전용) 등은 아직 ‘중단 공지’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용자가 많은 타다 베이직 없이 나머지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VCNC가 법안 통과 직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돈줄’이 막혀서다. 타다는 공격적인 규모 확대와 투자 유치로 적자 폭을 줄일 계획이었다. 법안 통과로 새로운 투자를 받기 힘들어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플랜B’를 내놓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영진은 재빨리 ‘백기’를 내걸었다. 벤처투자자 활동은 이어가
이 대표는 2018년 4월 쏘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11년 만에 경영자로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간담회에서 그는 “모빌리티 산업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쏘카를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로 메신저 앱 ‘비트윈’을 개발한 VCNC를 인수합병하고 타다를 선보였다.
타다는 출시 1년도 안 돼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모빌리티계 ‘태풍’을 일으켰다. 문제는 택시업계의 반발이었다. 그는 사업의 정당성을 호소했지만 정부의 ‘타다금지법’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타다금지법 통과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불법이 됐다”며 “어찌 됐든 저는 졌고 뭘 해도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고 저도 온 힘을 다해 옆에서 돕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쏘카에서 손을 떼지만 벤처투자자로서의 활동은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소셜벤처 투자사인 ‘소풍’을 설립한 그는 최근 소셜벤처 펀드 결성에도 참여했다.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은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다. 타다가 개정안에 명시된 플랫폼운송면허를 취득하면 사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택시총량제를 따라야 하고 운행차량 대수에 비례해 기여금도 내야 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오는 18일 모빌리티 업체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업계 의견을 듣고 시행령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스스로 사퇴 의사 밝혀
쏘카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로 박재욱 VCNC 대표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가 스스로 사퇴의 뜻을 밝혔다는 게 쏘카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책임을 묻는 투자자의 압박이 상당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타다의 기업분할도 철회하기로 했다. 쏘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타다와 관련한 사업을 전담할 법인의 분할을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타다금지법이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분할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했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예정이다.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다음달 11일부터 운행을 멈춘다. 2018년 10월 첫선을 보인 뒤 1년6개월 만이다. 이보다 앞서 7일엔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타다 어시스트’ 서비스를 중단했다.
프리미엄(준고급 택시), 에어(공항 이동), 프라이빗(예약 전용) 등은 아직 ‘중단 공지’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용자가 많은 타다 베이직 없이 나머지 서비스를 지속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VCNC가 법안 통과 직후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돈줄’이 막혀서다. 타다는 공격적인 규모 확대와 투자 유치로 적자 폭을 줄일 계획이었다. 법안 통과로 새로운 투자를 받기 힘들어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플랜B’를 내놓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영진은 재빨리 ‘백기’를 내걸었다. 벤처투자자 활동은 이어가
이 대표는 2018년 4월 쏘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11년 만에 경영자로 복귀했다. 복귀 후 첫 간담회에서 그는 “모빌리티 산업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쏘카를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로 메신저 앱 ‘비트윈’을 개발한 VCNC를 인수합병하고 타다를 선보였다.
타다는 출시 1년도 안 돼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모빌리티계 ‘태풍’을 일으켰다. 문제는 택시업계의 반발이었다. 그는 사업의 정당성을 호소했지만 정부의 ‘타다금지법’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타다금지법 통과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불법이 됐다”며 “어찌 됐든 저는 졌고 뭘 해도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고 저도 온 힘을 다해 옆에서 돕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쏘카에서 손을 떼지만 벤처투자자로서의 활동은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소셜벤처 투자사인 ‘소풍’을 설립한 그는 최근 소셜벤처 펀드 결성에도 참여했다.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은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다. 타다가 개정안에 명시된 플랫폼운송면허를 취득하면 사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택시총량제를 따라야 하고 운행차량 대수에 비례해 기여금도 내야 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오는 18일 모빌리티 업체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업계 의견을 듣고 시행령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