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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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대폭락 장세'에도 일부 제약·바이오주(株)가 급등세를 연출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파랗게 질린 '증시에 핀 꽃'이다.

마크로젠의 경우 장중 12%가까이 치솟으며 52주(1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뒤 30% 상한가(가격제한폭)로 직행했다.

오후 1시3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8% 급락한 1708.07을 기록 중이고,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도 11.25% 폭락한 500.30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900여개 종목이 상장된 코스피 상장주 가운데 890개 종목이 하락, 11개(상한가 포함) 종목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1340여개 종목 중 16종목을 제외한 1320여개 종목이 내림세다.

수급 상황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만 7540억원가량 순매도 중인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00억원과 2670억원 정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선 개인만 3000억원가량 순매도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2160억원과 880억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19년여 만에 대형주(株) 중심의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앞서 개장 직후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도 4년여 만에 서킷브레이커 사이렌이 울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발한 직후 거래일인 2001년 9월12일 이후 18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8% 이상 폭락해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중소형주가 포진한 코스닥지수는 6년 만에 '500선 고지'를 빼앗겼는데 장중 12% 이상 주저앉기도 했다. 이 지수가 5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지만 지수는 낙폭을 더 키웠다.

반면 일부 제약·바이오 주식들은 폭락 장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오르고 있다. 이른바 '종목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양약품은 같은 시간 전날보다 29.82% 상승한 2만8950원에 거래되고 있고, 이 가격에 매수하려고 대기 중인 매수량은 56만여주를 넘어섰다.

일양약품은 장중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뒤 "이 후보물질의 검증을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 내의 BSL-3 시설 연구팀에 의뢰했다"고 전했다.

신풍제약은 4%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중 한때 12.84% 급등한 94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일약품의 경우 22.63%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급등하다가 7%대로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부광약품과 비씨월드제약 역시 상승세다. 부광약품은 장중 7%가까이 올랐다가 현재 1.90% 상승한 1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비씨월드제약의 경우 3.53%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오후 들어서 보합권으로 내려왔지만 마크로젠은 4만240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