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1년 연기'를 거론했다. 일본 정부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 전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을 받고 "어쩌면 그들(일본)은 (도쿄올림픽을)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라는 전제를 깔았으나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1년 연기하는 것)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관중 없이 치르는 것보다 (연기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전했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1년 연기 방안을 권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프라 확장 등 도쿄올림픽 개최에만 수십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쓴 일본 정부는 곧바로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회 조직위언회도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약 50분간 긴급 전화회담을 하고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명성 있는 노력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